벼랑 끝 가계 살림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지난해 보험사 보험약관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약관대출이란 보험계약자가 계약기간 동안 납입한 보험료를 담보로 한 대출이다. 보험사 입장에서 담보가 확실한 만큼 리스크가 적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보험계약자 입장에서는 은행권보다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아 돈이 급한 서민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상품이지만, 은행권 대출에 비해 금리가 다소 높다.
예를 들어 삼성생명 보험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의 경우, 대출한도는 주계약 기준 해약환급금의 50%에서 95%까지이고, 대출금리는 연 3%에서 9.9% 사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조사 결과, 총 36개 보험사(생명보험사 24개, 손해보험사 12개, 외국계 포함)의 지난해 보험약관대출금 잔액은 총 63조 9,840억 원으로 2017년 말 기준 58조 8,8614억 원에 비해 5조 1,226억 원이 늘어 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생명보험사 잔액은 49조 5,139억 원으로 전년보다 2조 9,665억 원이 늘어나 6.4% 올랐고, 손해보험사 잔액은 14조 4,7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조 1,561억 원이 늘어나 17.5% 상승했다.
지난해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16조 3,513억 원을 기록해 보험약관대출금 잔액이 가장 많았고, 한화생명 7조 1,569억 원, 교보생명 6조 5,340억 원, 농협생명이 3조 4,199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보험약관대출 잔액 기준 상위 10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대출금이 줄어든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손해보험사는 삼성화재가 3조 7,871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DB손해보험 2조 5,655억 원, 현대해상화재보험 2조 5,296억 원, KB손해보험 2조 3,755억 원 순이었다. 보험약관대출 잔액 기준 상위 6개 손해보험사 역시 대출금이 줄어든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보험약관대출은 보험사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경기침체 지속과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 심화로 돈이 급한 서민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보험사 문을 두드리고 있는 식의 풍선효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은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가 계속된다면 올해도 서민들의 보험약관대출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