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보험사 첫 '종합검사' 대상 예고...악재 잇따라
한화생명(대표 차남규, 여승주)이 잇따른 악재로 위기에 놓였다.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애초 시장 전망치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업계의 목표주가 하향이 줄잇고, 주가도 바닥권을 맴돌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9일 한화생명의 목표주가를 기존 5,000원에서 10% 하향 조정한 4,500원으로 변경하고, 투자의견을 HOLD(유지)로 제시했다.
이남석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생명에 대해 "상반기 딜라이브 대출채권 관련 손상차손과 주식평가손실 등으로 이원차역마진 확대에 따라 1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6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하락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치매보험 판매 호조에 따른 위험보험료 유입 증가로 위험손해율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신계약 판매 과정에서 늘어난 사업비 지출이 실적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원차역마진의 개선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주가 회복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금리 하락으로 인해 이자소득자산에서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 내 이원차역마진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날에는 하이투자증권이 한화생명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5,200원 대비 13.5% 낮추고, 역시 투자의견을 HOLD로 하향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험이익의 정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부분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이익 체력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며, "보험이익 감소와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1분기 별도 기준 순이익은 4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5%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1분기 매우 부진한 실적을 반영하면 연간 이익 전망치를 2,967억 원으로 직전 대비 19.2% 하향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연이어 목표가를 낮추고, 투자의견을 보수적으로 바꾸는 사이 한화생명 주가는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지만 반등의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기관은 이달 들어 지난 1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어제 한화생명의 종가는 3,985원으로 4,000원선을 밑돌았다. 종가가 8,090원이던 2017년 10월 25일로부터 약 1년 6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내로 '금융사 종합검사' 대상을 선정하고, 이달 말부터는 현장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보험사 첫 종합검사 대상은 한화생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애초에 종합검사 대상 1순위로 예상되던 삼성생명과 보복성 검사 논란을 빚게 돼 금감원이 부담을 느끼자 업계 2위인 한화생명을 첫 대상으로 삼았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종합검사를 앞두고 삼성생명과의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자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을 하반기로 미루고, 2위사인 한화생명이 먼저 검사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2017년 11월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보험사에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일괄 지급토록 권고했으나, 삼성생명은 지난해 7월 이사회에서 이를 거부하고 소송을 이어가는 중이다. 사실상 삼성생명이 금감원에 정면으로 도전한 모양새여서 자칫 금감원이 이번 검사에 무리수를 두는 듯 비쳐지면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즉시연금 건은 현재 소송 중인 사안으로 검사가 부적절해 검사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4년 만에 실시되는 첫 보험사 종합검사 대상이 돼 상당한 압박감을 받게 됐다. 즉시연금 건을 제외한다고 해도 민원과 분쟁이 잦은 영역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현미경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은 검사 과정에서 노출될 리스크 또한 커 아무리 철저히 준비한다고 해도 미흡한 부분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보험업계의 관행적인 문제점들도 확실하게 들춰낼 것으로 보여 무더기 시정조치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