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들 '달라진 조직 문화'서 실적 개선 이유 찾아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21.1% 증가한 82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정의선 수석부회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현대차 특유의 조직문화를 계속해서 바꿔나가야 한다는 발언이 뒤따르고 있다.
현대차가 24일 오후 실적을 발표한 뒤, 녹색경제신문과 통화한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SUV 같은 비싼 차량의 비중이 높아졌고 차량 구매 시 제공하는 인센티브도 많이 빠졌다"며 "현대차의 경영실적이 '질적'으로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결과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경영 총괄에 나선 후 현대차의 '조직 유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정 부회장이 계속해서 현대차의 오래된 '꼰대 문화'를 없앨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대차의 조직 유연성이 높아진 상징적 사례로 '경영진 교체'를 꼽았다.
특히, 정몽구 회장의 '심복 중 심복'으로 불리는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이 현대차 경영에서 손을 뗀 게 조직 문화가 바뀌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김용환 부회장은 과거 현대건설 인수, 서울 삼성동 부지 인수 및 통합 신사옥 건립 등 현대차를 포함한 그룹의 주요 업무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김용환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옮기고 그 자리에, 최근 영입한 호세 무뇨스 사장(전 닛산 CPO)과 같은 글로벌 인재들이 수혈됐다"며 "현대차가 더 '진화'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새로운 인재들로 조직 문화를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호세 무뇨스 사장뿐만 아니라 그간 글로벌 자동차업계서 굵직굵직한 인물들을 여럿 영입했다.
아우디TT를 제작한 피터 슈파리어 현대차 디자인 총괄 사장, 람보르기니 브랜드 총괄 임원 출신인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부사장, BMW 고성능차 개발 총괄책임자였던 알버트 비어만 사장 등 정 부회장이 그간 영입한 글로벌 인사는 20명에 육박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과)도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굉장히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융합'"이라며 "외부 영입에서부터 복장, 직급 체계 등 새로운 인물과 제도를 통해 현대차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40~50년 간 쌓인 문화를 하루이틀 만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지금 같은 흐름을 몇 년간 더 유지하면 조직의 유연성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에게 올해 남은 과제는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현대차가 발표한 2019년 1분기 실적과 2018년 1분기 실적을 비교해보면, 판매대수는 줄어든 반면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모두 증가했다.
적게 팔고 많이 번 셈이다.
2019년 1분기 현대차는 국내외에서 총 102만1377대를 팔아, 2018년 1분기보다 2만8012대가 적은 판매 수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매출액은 작년 1분기 대비 6.9% 증가한 23조987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1.1% 늘어난 8249억원, 당기순이익은 30.4% 증가한 9538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 및 미국 공장의 가동률 상승과 SUV 중심의 판매 호조 등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 투입하는 등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