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및 농산물 가격 하락이 물가 상승을 막았다.
근원물가는 19년 만에 상승치가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러한 저물가 지속이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9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로 전년 대비 0.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4개월째 0%대를 이어가고 있다.
1~4월 누적 물가 상승률은 0.5%로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았다.
품목별로 보면 서비스, 농축수산물, 석유류 물가 상승 폭이 작았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0.9% 상승했다. 1999년 12월(0.1%) 이후 19년 4개월 만에 최소 폭이다.
특히 집세가 전년 대비 0%대를 유지했다. 전세는 0.4% 올랐고 월세는 0.5%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0.3% 하락한 반면 개인서비스는 1.7% 상승했다.
개인서비스 중에선 고교 무상급식으로 학교급식비가 무려 41.4% 떨어졌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현미와 쌀 가격이 각각 21.3%, 11.6% 상승했다. 감자 가격은 31.8% 떨어져 2013년 6월(-38.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채소류 물가가 11.9%나 하락했다. 특히 배추(-47.1%), 무(-50.1%), 감자(-31.8%)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수산물은 1.2% 하락했다. 축산물은 1.8% 상승했다.
석유류 물가는 전년보다 5.5% 내려갔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 효과로 1년 전과 비교한 석유류 물가는 계속 내림세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하락 폭은 작아지고 있다.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7% 상승했다. 2000년 1월 이후 최소 상승 폭이다.
이 지수는 물가 변동 폭이 큰 식료품과 석유류를 제외하고 물가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근원물가지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물가를 비교하는 기준이다.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0.9% 올랐다.
체감물가인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대비 2.7% 하락했다. 채소류 가격 하락 영향이다.
신선식품지수는 생산 및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다른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0.4%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지난해보다 1.3% 올라 전체 물가를 0.05%포인트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4월 설문조사 결과, 성인남녀 80% 체감물가 '비싼 편'
체감물가를 보기 위해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상승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일부 국제유가가 인상됐지만, 유류세 인하 요인으로 (전년 동월 대비) 석유류 하락세가 지속됐다"며 "환율 등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도 유류세가 환원되면 (물가상승률이) 0.1∼0.15%포인트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와 통계청 발표가 차이가 큰 상황이라는 점에서 경제 불황과 겹쳐 논란이 될 전망이다.
잡코리아가 지난 4월 성인남녀 2,178명을 대상으로 ‘체감물가’를 조사한 결과 성인남녀 80.5%가 체감하는 물가가 ‘비싼 편’이라 답했다. 체감물가가 ‘적당한 편’이란 답변은 18.6%에 불과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