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인공지능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김계관 그리드원 대표이사는 8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비전 투 소프트웨어 2.0’ 행사에서 이같이 자신했다.
그리드원은 ‘코딩에서 러닝으로, RPA에서 인공지능으로’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차세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발표했다.
김계관 대표이사는 이날 발표를 통해 그리드원이 로봇 소프트웨어 자동화(RPA) 솔루션 기업에서 ‘인공지능 전문 솔루션 기업’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2.0은 인공지능 통해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줄여주는 기술이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굴지의 IT 대기업을 비롯해 정부, 금융, 시스템 보안업계 관계자 300명이 참석했다.
현장에서 만난 대기업 관계자는 “그리드원이 제시한 소프트웨어는 매크로 수준의 RPA를 넘어섰다”며 “향후 이 시스템을 사내에 도입한다면 고부가가치 업무에 인력을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소프트웨어2.0, 사람이 처리해야 할 단순 업무의 70%까지 해결
그리드원은 자동화 기술을 기업에 제공하는 기업으로 2005년 창립됐다. 2016년부터는 RPA를 도입하고 국내 최대 레퍼런스를 보유했다. 100개 이상의 기업에 RPA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RPA를 적용한 업무는 3100개가 넘는다.
RPA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단순 업무를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말한다. 매일 바뀌는 원료의 가격을 수집하거나, 특정 단어를 포함한 메일을 골라내는 성격의 업무를 코딩을 통해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1990년대 등장한 이 기술은 2015년부터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돼 적용돼왔다. 금융업계에서의 고객 자산 관리, 법률 판례 분석 등에 도입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큰 효과를 냈다.
그러나 RPA가 사람의 모든 단순 업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은 아니다. 숫자나 특정 단어 등 정형화된 데이터를 처리할 순 있지만, 이미지나 캡차가 적용된 기술에선 무용지물이다.
또한 기능별로 코딩을 짜야 하고, 프로그램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야 하는 문제점도 있다. 특정 프로그램에 되레 많은 기능이 추가되며 업무가 더욱 복잡해지는 부작용도 발생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RPA의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한 사람의 반복 업무는 40%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드원은 이 같은 기존 RPA의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했다. 소프트웨어 2.0은 기존 RPA 적용 단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켜 다양한 업무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존 RPA는 정형화된 데이터를 어떻게 사람이 처리하는지 사전에 분석하고 그 방식을 코딩 화해 업무에 도입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2.0은 사용자가 평소 하던 대로 PC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면, 그 양식을 분석해 자동으로 프로세서를 구축한다.
사용자의 행동을 통해 데이터를 얻고 이를 분석해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능의 특성인 ‘학습’을 통해 기존의 ‘코딩’ 방식을 대체해 업무 자동화를 실현한 셈이다.
그리드원은 이미지에서 정보를 얻어내는 기술도 소프트웨어 2.0에 적용했다. 정형화된 데이터뿐 아니라, 데이터화된 문서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대학이나 금융계에서 주로 이뤄지는 문서 검증 과정에도 이 기술이 도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계관 대표이사는 “소프트웨어 2.0을 통해 사람이 처리해야 하는 단순 반복 업무의 70%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학습기반의 자동화 환경을 구축해 현장에서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업무까지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드원은 단순 매크로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RPA 기술을 학습까지 가능한 인공지능 초기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처음부터 이 시스템을 정용해 처리한 업무의 정확도가 높을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김계관 대표이사는 “이 시스템을 업무에 적용한 초기에는 그 정확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학습을 기반으로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프로세서 생성 과정을 반복하면 추후 매우 정확한 자동화 시스템이 구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이언맨 ‘자비스’ 같은 개인 비서를 누구나 둘 수 있는 시대”
그리드원은 이날 실제로 소프트웨어 2.0이 적용된 개인비서 서비스 ‘파사(PASA)’와 ‘챗봇’을 선보였다. 반복 업무를 통해 소프트웨어 2.0로 형성한 프로세서가 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파사는 소프트웨어 2.0에 음성인식 기술을, 챗봇은 문자 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스마트폰에 파사를 설치한 뒤 음성으로 “기차표를 예매해줘”라고 말하거나, 챗봇에 문구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해당 일을 처리하는 식이다.
기존 인공지능 스피커와 다른 점은 이 과정이 ‘학습’을 통해 다양한 실생활에서 적용이 가능하다는 부분이다. 현재 인공지능 스피커는 내장된 기능만을 서비스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그리드원이 제안한 소프트웨어2.0을 적용하면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프로세서가 학습을 통해 구현되고, 이를 통해 실생활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능들을 실현할 수 있다.
김계관 대표이사는 “결국 우리가 실현하고 싶은 목표는 영화 아이언맨의 인공지능 비서인 ‘자비스’와 같이 개별 업무의 자동화를 지원하는 비서 서비스다”라며 “100여개의 킬러 콘텐츠를 준비해 올 하반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계관 대표이사는 추후 인공지능 개발 목표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생산 공장에서 우리는 사람을 닮은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점은 분명하다. 사람은 학습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로봇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소프트웨어 2.0은 인공지능의 자격요건 중 학습능력을 일부 구현했을 뿐이다. 이를 가지고 완벽한 인공지능을 구현했다고 말하지 않겠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시작 단계엔 와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학습기반의 자동화 환경 구출을 넘어, 인공지능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 그래서 누구나 개인비서를 두는 시대를 열고 싶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