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정재승 원장-원희룡 지사 토크콘서트, ‘스마트시티’ 구축 문제점은 ...“규제개혁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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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정재승 원장-원희룡 지사 토크콘서트, ‘스마트시티’ 구축 문제점은 ...“규제개혁 절실”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5.10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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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 "공무원 조직 혁신 필요해...일을 벌인 뒤 정권 바뀌면 적폐로 몰린다"
(왼쪽부터)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 연합회 회장, 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 정재승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이 10일 '테크 앤 토크 콘서트'에서 스마트시티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데일리토큰 제공>

정재승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과 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가 국내 스마트시티 조성 과정에 가장 필요한 점으로 “규제개혁”을 꼽았다.

정재승 원장과 원희룡 지사는 10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열린 '테크 앤 토크 콘서트'에서 특별 대담에 참여해 스마트시티 구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사회는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연합회 회장이 맡았다.

스마트시티는 인구가 몰려 생기는 대도시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방안이라고 평가받는다. 4차 산업혁명의 종합 플랫폼으로 작용해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정재승 원장과 원희룡 지사는 이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규제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재승 원장은 “스마트시티 구축에서 정부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시ㆍ정부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무엇을 하는 것이 힘들고, 귀찮고, 버겁다. 관리해야 하고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스마트시티 도입 사업을) 온전히 시ㆍ정부에만 맡기지 않고 시민과 민간이 참여하는 SPC와 같은 회사를 설립해, 이들이 도시를 잘 운영할수록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재승 원장은 세종 스마트시티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 지난해 세종시 5-1 생활지역 스마트시티 구축 마스터 플래너로 선정돼 오는 2021년까지 감독 역할을 담당한다.

원희룡 지사도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 <정두용 기자>

원희룡 지사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서비스도 가능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를 도입하려면) 규제적 문제가 있다. 또한, 공무원이 못따라가기 때문에 못하는 사안들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스마트시티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답답한 상황을 제주에서도 많이 느끼고 있다”며 “지사로서 공무원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렇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점으로 민간의 역량을 꼽았다.

그는 “도시를 운영하며 관리하고, 개선하는 부분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시스템적으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면서 “공무원 조직은 그게 되지 않는다. 스마트시티 사업을 한다고 공무원에게 월급이 더 가는 게 아니고, 일을 벌이면 감사에서 걸리고 좌천되기 딱 좋다. 정권이 바뀌면 적폐로 몰린다”고 말했다.

민간의 혁신을 개방적으로 끌어오면서,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경제적인 효용을 낳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원희룡 지사는 “민간의 역량을 중심에 세우고, 공무원들에겐 아카데미를 통해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혁신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원희룡 지사는 최근 스마트시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2019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에 선정돼 ‘제주형 스마트시티’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2018년 8월에는 스마트시티 전담팀을 구성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 행사는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데일리토큰', 오프라인 플랫폼 기획 전문기업 '뷰로’, 카이스트(KAIST) 대학교, 기술 및 블록체인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CBA 벤쳐스'가 주관했다. 서울특별시 스마트도시 블록체인 팀이 후원했다. 카이스트 4차산업혁명지능정보센터(FIRIC)는 협력사로 참여했다.

인구 몰려 ‘슬럼화’되는 대도시...‘스마트시티’로 해결 가능

도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1600년대 도시 인구는 전체의 1%에 불과했다. 현재는 절반 이상(53%)이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다. UN은 2050년까지 세계 인구의 75% 이상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도시는 이에 따른 각종 사회적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자원 소비, 환경 문제, 교통 체증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시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 연합회 회장. <정두용 기자>

김명자 회장은 특별 대담을 열며 스마트시티 구축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현재 매주 300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찾아서 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른 문제도 점차 심각해진다. 도시가 차지하는 지구 면적은 3%에 불과하지만, 대도시가 소비하는 에너지를 비롯한 자원 소모량은 75% 수준이다. 또한 80%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다. 쓰레기는 말할 것도 없이 많다. 갈수록 길거리가 슬럼화되며 다양한 사회 문제를 발생시킨다. 도시의 지속가능성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김명자 회장은 스마트시티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과 산업이 초집결 돼 사회적 문제 해결의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

원희룡 지사도 대도시가 마주하는 문제점들을 짚으며, 스마트시티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원희룡 지사는 “많은 사람이 모이면서 문화적 차이, 사회적 갈등이 발생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간의 삶을 바꾸는 다양한 기술들이 나오고 있다. 기술적인 요소들을 도시에 접목해 도시의 기회를 늘리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는 결국 플랫폼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며 “자동차가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것처럼, 스마트시티도 현재 기술과 서비스를 잘 담아 스스로 지속해서 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려면 ‘융합’이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이 때문에 필수적으로 민간과 공공의 협력이 이뤄져야한다는 설명이다.

스마트시티 구축할 제도적 정비 ‘태부족’

이들은 스마트시티를 뒷받침할 제도적 정비가 한참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정부가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방법을 들었다.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이동 동선, 주거 환경, 의료 기록과 같은 개인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절차를 거쳐야만 최적의 서비스를 도시가 제공할 수 있다.

정재승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데이터 보안을 국가가 대단히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기업이 해킹을 당해도 국가가 하라는 대로했으면 책임이 없다. 기업의 입장에선 사과만 하면,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은 공인인증서나 엑티브X 등을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이게 취약한 점이 많다”며 “이런 보안의 책임을 기업에 넘겨주고, 대신 고객의 데이터를 해킹당하면 징벌적 손해를 보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보안 기술을 개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데이터 보안의 경우, 국가 주도형에서 기업 주도형으로 변화해야 시민들이 더욱 안전하게 자신의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정재승 원장은 또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을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봤다. 그가 그리는 스마트시티는 도시에서 이뤄지는 모든 현상을 데이터화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맞춤형 예측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과정도 쉽지 않다.

정재승 원장은 “(스마트시티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도시를 구축하고, 사람들이 들어온 후에 분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재승 원장은 과정에서 블록체인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민이 제공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해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블록체인이 보안성을 확보하면서도 손쉽게 보상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 연합회 회장, 원희룡 제주특별도지사, 정재승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이 10일 '테크 앤 토크 콘서트'에서 스마트시티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정두용 기자>

‘블록체인’은 선택이 아닌 ‘필수’...개인정보 보안에 탁월

원희룡 지사와 정재승 원장은 블록체인과 가상통화를 스마트시티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 공감을 보였다.

데이터가 중요한 소재가 되는 시대에 블록체인이 꼭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원희룡 지사는 "스마트시티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꼭 필요하다"며 "지금은 투기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결국 점점 더 무한히 진화할 것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개발을 시작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승 원장도 "의료, 건강부터 데이터 기반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며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어떻게 서비스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자 회장은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블록체인을 시민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과학기술계 그리고 정치계의 책임이다"이라고 정리했다.

정재승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 <정두용 기자>

정재승 원장은 스마트시티가 도시의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도 대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70kg의 사람을 이동시키는데 1t(톤)의 차를 이동시킬 필요가 없다. 개인적인 이동 수단을 도시에 많이 공급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전용 도로를 구축해야 이동수단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절감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의 스마트시티 구축 방향에 대해서는 “SPC 회사와 시ㆍ정부가 도시를 운영하면서 얻게 되는 이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시도했다”며 “이것이 잘 정립하면, 해외에 스마트시티의 플랫폼을 수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재승 원장과 원희룡 지사의 대담 후의 세션에서는 전문가들이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을 주제로 다양한 발표를 진행했다.

윤혜식 투마일즈 대표를 시작으로 진찬욱 MS 아주르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와 윤석찬 아마존 수석테크 에반젤리스트, 박중석 KT 블록체인 Baas 비즈니스팀 차장이 연사로 나섰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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