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자회사의 초대형 IB 가세를 위한 증자에 나서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자본시장에서의 경쟁이 한층 가열될 조짐이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지 못하고 주춤하는 사이 금융지주들이 자본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결정이 충분히 예상됐던 사안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4조원(2018년말 3조3600억원)을 넘게 돼 초대형 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진출도 가능해진다.
지난 10일 신한금융지주회사(회장 조용병)는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대표 김병철)에 66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16년 9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었다. 2년만에 또다시 대형증자에 나서게 된 것이다.
출자 재원은 신한금융지주의 자체 내부 유보자금과 2000억 규모의 원화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며, 이후 신한금융투자가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과정을 통해 올해 하반기 중으로 모든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특히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GIB, GMS 등 그룹 매트릭스 조직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IB 딜·자산 소싱을 통한 채널 대상 차별적 상품 공급도 가능해지며, 벤처·창업·중소기업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증자로 초대형 투자은행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고, 단기금융업 진출도 가능해진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 순위는 기존 6위권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지만 자기자본으로 3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삼성증권(4조6000억원), KB증권(4조4500억원), 한국투자증권(4조3500억원)과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발행어음 추가 인가와 더불어 새로운 사업자 등장이 침체된 국내 자본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체 수익 가운데 IB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해외사업 확대도 불가피한 만큼 초대형IB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해외사업을 위해서 자본금의 확대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신한금융투자는 향후 금융위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게 되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이 허용되며, 증권사는 레버리지 규제를 받지 않고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조달을 용이해져 유동성 확보를 통한 효과적인 성장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경쟁사인 하나금융투자는 아직 자본금 확충에 대한 계획은 미정이다. 자본금을 늘리기 위한 유상증자를 2018년에 이미 두 차례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은 3조2000억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대한민국 리딩금융그룹이라는 그룹의 위상에 걸맞게 신한금투를 최고의 자본시장 솔루션을 제공하는 초대형 IB로 키우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 확대를 통해 그룹의 조화로운 성장에 기여할 것” 이라고 밝혔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