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웨이 제재 불똥이 국내 금융권에도 옮겨붙고 있다. 농협, 코스콤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망 업그레이드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가 잇따라 배제되고 있다.
미국정부의 제재로 인텔과 퀄컴 등 반도체 기업들은 화웨이에 주요 소프트웨어와 부품 등을 일체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같은 거대 기업들의 움직임은 자칫 화웨이 장비로 망을 구축할 경우 유지, 보수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금융망 고도화 사업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던 화웨이와 계약을 사실상 포기했다.
NH농협은행은 1200억원 규모의 영업점 금융망 고도화 사업을 위해 지난해 11월 KT·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었다.
그러나 장비 보안 논란과 더불어 미중 무역전쟁의 발발로 해당 계약을 계속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시장에서는 농협이 고도화 사업에 필요한 장비를 화웨이 제품으로 교체하는 대신 기존 장비인 알카텔-루슨트 장비를 업그레이드해서 계속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코스콤의 망 업그레이드 사업을 맡은 KT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노키아 장비를 도입하기로 했다.
망 업그레이드 사업 파트너인 KT가 화웨이와 노키아 장비로 보안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노키아 장비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같은 움직임은 향후 현재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다른 금융회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의 거래제한 조치에 따라 망 유지ㆍ보수에 필요한 부품 조달 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