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투톱의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가 심상치 않다. 신동빈 회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난지 얼마되지 않아 이번에는 황각규 부회장이 인도를 찾았다.
롯데지주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인도 현지 사업장을 돌아보며 글로벌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황 부회장은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3박 6일의 일정으로 인도 첸나이, 아마다바드 등의 지역을 방문 중이다.
특히 황각규 부회장은 28일(현지시간), 올 하반기‘롯데 인도 R&D 센터(가칭)’가 들어설 마드라스 인도공과대학(IITM)의 리서치파크를 방문했다. 롯데 인도 R&D 센터는 최근 롯데그룹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사업의 글로벌 거점이 될 전망이다. 황 부회장은 내부공사중인 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만나 진행상황을 꼼꼼히 챙겼다.
첸나이 지역에 위치한 마드라스 인도공과대학 리서치파크에는 74개 기업의 R&D 센터 및 184개 스타트업이 입주해있어, 여러 기관과의 협력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인도 현지의 우수 IT인력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R&D 역량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드론을 활용한 대형시설물 안전관리, 빅데이터 기반의 공정 자동제어 솔루션 등 스마트 팩토리•스마트 물류 구현을 위한 주요과제부터 실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 AI기반 RPA(로봇프로세스 자동화) 솔루션 구축, 무인 매대 관리시스템 등 서비스•유통 분야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황각규 부회장은 이 외에 첸나이 지역의 롯데제과 제1초코파이 공장 및 아마다바드 지역의 하브모어 빙과 공장을 찾아 현장을 살피고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롯데는 1990년대 말 롯데제과 제품을 수출하며 인도와 첫 인연을 맺었으며, 2004년 현지 제과업체 ‘패리스’를 인수해 사업기반을 다졌다. 2010년 제1초코파이 공장 준공에 이어 2015년 델리지역에 신공장을 건설하며 인도 남북을 잇는‘초코파이 벨트’를 구축했다. 2017년에는 현지 아이스크림업체‘하브모어’를 인수해 빙과사업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및 롯데첨단소재도 현지 법인을 두고 사업 및 생산을 추진 중이다. 유통과 관광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 부문의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세 차례에 걸쳐 모디 인도총리를 만나 투자방안을 논의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비즈니스 협력관계를 닦아왔다. 모디 총리는 올해 2월 한국을 국빈방문했을 당시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야경을 관람하기도 했다.
황각규 부회장은 “인도는 세계 2위의 인구대국이자 IT강국으로, 사업 전망이밝은 롯데의 신남방지역 진출의 요충지”라며 “인도 최고권위 대학이자, 연구•스타트업의 산실인 마드라스 인도공과대학에 R&D 센터를 건립하는 것을 계기로, 롯데의 전 사업영역에 걸친 디지털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디지털 전환사업 추진의 실행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이달 초 롯데지주 내에 전담조직인 ‘DT전략사무국’을 신설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 및 VCM(Value Creation Meeting•롯데 계열사 사장단 및 BU, 지주사 임원 등 100여명이 모여 새해 목표 및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는 회의)을 통해 디지털 전환사업의 더욱 적극적인 실행을 촉구한 바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