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B2B 위주의 전시회에서 B2C 제품들도 대거 전시 ‘눈길’
- LG전자, 에너지 생산부터 관리까지 전 과정에 핵심 제품들 소개...B2B 솔루션 위주
6일 일산 킨텍스를 찾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강조한 에너지 솔루션 전략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2019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은 이날 나흘간의 일정을 성황리에 마쳤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가전을 전면에 내세운 모습이었다. 반면, LG전자는 사업장에 접목이 가능한 솔루션 제품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사뭇 다른 전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에너지 효율 솔루션’을 풀어내는 방식에 정답은 없겠지만, 두 기업의 서로 다른 관점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작용했다.
에너지 절감 기술을 접목하는 중요성에 가정이 먼저인지, 사업장이 먼저인지 따질 수는 없다. 두 기업 역시 강조점에서만 다소 차이가 있었을 뿐이다. 삼성전자도 LG전자도 가정과 사업장에 접목할 수 있는 에너지 기술을 보유했다.
2019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은 한국에너지공단이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 종합전시회로, 올해 39회째를 맞았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에너지 효율’이었다.
한국에너지공단 측은 이번 박람회에 대해 “에너지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시기에 열린 행사”라며 “국민적 관심을 반영해 재생에너지 크라우드 펀딩 강연과 태양광 발전사업 교육 등 통해 참관객의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많은 이목이 쏠리는 전시회였던 만큼 기업으로선 전시에 ‘힘’을 줄 수밖에 없을 터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엔 3만명이 방문했다. 15년 중 최다 참관객 수다. 307개 기업이 참여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들은 124억의 수출성과를 냈다.
기업이 박람회에 전시장을 꾸릴 땐 현재 강조하고 있는 제품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사업의 방향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고객사 관계자들은 박람회 전시를 통해 각 기업의 기술력을 한눈에 살펴보고, 현장 계약을 맺기도 한다. 개인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기자도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전자사업을 이끄는 두 기업의 에너지 효율 전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생활 밀착형 제품들을 중심으로, LG전자는 사업장 중심의 제품들 위주로 전시장을 꾸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나오는 대부분 제품은 생활 밀착형 콘셉트로 기획되고 있다”면서 “B2B(기업 간 거래)를 목적으로 만드는 제품은 물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들도 에너지 효율을 강조하고 있어 이를 적극 알리고자 전시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에너지 산업 분야에만 국한되기보다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 사용, 관리 관리에 아우르는 전 분야의 기술을 전시했다”면서 “박람회의 특성상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들을 중점으로 전시장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에너지 위너상' 수상작 전면 배치...소비자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도 눈길
삼성전자의 전시장은 전면에 지난 6월 발표된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을 수상한 제품들을 배치했다. 마치 삼성의 혁신은 에너지 분야에서도 ‘최고’ 수준임을 강조하는 느낌을 받았다.
'에너지 대상 및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삼성 무풍 시스템에어컨 4Way 카세트(천장형 실내기)와 '에너지 위너상'으로 선정된 DVM S 고온형 시스템에어컨 실외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2017년 '에너지 대상 및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무풍 에어컨도 함께 전시했다. B2B 제품이 가득한 이번 박람회에서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을 강조한 점이 되레 눈길을 오래 머물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업용과 주거용 에어컨을 아우르는 공조 솔루션은 삼성전자의 강점”이라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전제품은 전시장 구석구석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전기레인지 인덕션, 애드워시 세탁기, 워터월 식기세척기 등을 전시했다. 모두 올해의 에너지 위너상을 수상한 제품이다.
여기에 최근 소비자 맞춤형 냉장고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와 무풍 큐브 공기청정기도 함께 소개했다. 모두 에너지 효율 1등급 제품들이다.
특히, 무풍 시스템에어컨 4Way 천장형 실내기는 기존 제품 대비 냉방 효율 최대 18%, 난방 효율 27%가 개선됐다. ‘에너지 효율’이란 이번 박람회 주제에 딱 맞는 핵심적 제품이다.
삼성전자 측은 “바람량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균일한 바람을 구현하는 유로 설계, 열교환기·인버터 압축기 등 핵심 부품의 효율화를 통해 에너지 절감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사람의 위치나 활동량을 파악해 운전 모드와 풍향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감지 센서가 탑재됐다.
전시장을 집, 학교, 사무실, 유통 매장 등 다양한 생활공간별로 나눠 솔루션을 소개한 점도 인상적이다. 각 장소에 맞춤형 제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스마트 에너지' 서비스와 ‘b.IoT’를 소개하는 전시장을 따로 구성했다.
이곳에선 음성인식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절감 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공조·조명·네트워크 등 주요 시스템을 통합 운영하고, 기후 데이터와 사람들의 활동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온도로 제어하는 시스템도 전시됐다.
LG전자가 제시하는 에너지 효율 A to Z...미래 에너지 ‘태양광 모듈’에 쏠린 이목
LG전자 전시장의 핵심은 ‘토탈 솔루션’이다.
에너지 생산부터 저장, 사용, 관리까지 모두 책임질 수 있다는 각오가 묻어있는 전시장 구성이 돋보였다. 전 과정에 이르는 다양한 에너지 제품들을 사용 단계에 따라 볼 수 있도록 제품들을 배치했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제품으로 내세운 것은 태양광 모듈이다. LG전자는 에너지 생산 분야에서 국내 최대 출력과 최고 효율을 갖춘 태양광 제품을 생산한다.
네온 R(NeON R)은 전면에 버스바를 제거해 출력량을 향상했다. 후면 버스바는 증가 시켜 전기적 손실을 줄이는 기술이 접목됐다. 60셀 N타입의 프리미엄 초고효율 단결정 제품으로, 효율 21.40% 이상을 기록했다.
함께 전시된 네온2 바이페이셜(NeON2 BiFacial)도 양면에서 빛을 흡수해 효율 19.3%를 지녔다. 72셀 기준으로 전면 최대 출력이 400W에 달한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ESS의 전력변환장치(PCS), 전력관리시스템(PMS) 등을 전시했다. ESS는 전기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전기를 저장해뒀다가 전기요금이 비싼 주간에 사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LG전자가 제시한 ESS는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ESS 사용 전 검사 강화 방침’에 맞춰 안전성을 더욱 강화했다.
에너지 사용 분야의 전시는 3공간으로 나눠 구성했다. 상업 공간, 산업 공간, 주거 공간으로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전시장을 집, 학교, 사무실, 유통 매장 등 다양한 생활공간별로 나눈 점과 차이가 있어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중 LG전자가 상업 공간에서 선보인 인공지능 듀얼 베인(Dual Vane)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이 실내기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으로, 사용자에게 6가지 공간 맞춤 기류를 제공한다.
베인은 실내기에 부착된 날개이며 바람의 방향을 조절해준다. 듀얼 베인은 기존 천장형 실내기에 설치된 4개 조절 장치와는 별도로 내부에 4개의 조절 장치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날개를 하나 더 달았을 뿐이지만, 사용성은 대폭 증가했다. 다양한 모드를 통해 맞춤형 바람이 나올 수 있게 됐다. 에어가이드(바람막이)를 따로 설치한 것과 같은 간접풍을 사용할 수도 있고, 5m까지 바람을 보내는 모드도 가능하다.
에너지 관리 분야에선 비컨(BECON; Building Energy Control)을 선보였다. 건물의 공조, 조명 장치의 작동 상태, 전력 사용량 등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컨에 대한 고객사의 관심이 높았다”며 “건물 전체의 에너지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매력적인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