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재무건전성 감독 강화 추진...사업장 리스크 관리 필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그간 금융업계의 곳간을 넉넉히 채워준 부동산 먹거리가 줄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 계열 부동산신탁사 3곳이 추가되면서 향후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증권사 계열 부동산신탁사 3곳 연내 출범 완료...총 14곳으로 늘어 경쟁 격화
올해 하반기 증권사 계열 부동산신탁사 3곳이 연내 출범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 계열 대신자산신탁이 지난 7월 본인가를 완료하고 공식 출범했다. 지난 3월 예비인가를 받은 한국금융지주 계열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신영증권 계열 신영자산신탁도 곧 본인가를 받고 4분기 내 출범할 예정이다. 따라서 부동산신탁사는 연내 총 14개로 증가할 예정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보이면서 기존 금융권의 부동산신탁업 진출이 러시를 이뤘다. KB금융(KB부동산신탁), 하나금융(하나자산신탁)에 이어 최근 신한금융(아시아신탁), 우리금융(국제자산신탁) 등 4대 은행지주 계열도 부동산신탁사의 계열사 편입을 모두 완료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부동산신탁업이 지난해를 정점으로 성장성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양률 저하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정부 규제로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조차 개발 사업 지연 등으로 점차 활력을 잃고 있어 성장 정체가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총 11개 부동산신탁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하반기 대비 18.4% 증가한 2633억 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2853억 원)와 비교해서는 7.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동산신탁사 수탁고는 219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말 대비 6.2% 증가했다. 가장 비중이 큰 담보신탁 수탁고가 134조 6000억 원을 기록했고, 관리형토지신탁 59조 3000억 원, 차입형토지신탁 8조 3000억 원, 분양관리신탁 7조 6000억 원 등이다.
특히, 2009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이던 차입형토지신탁 수탁고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11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 대신에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수탁고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차입형토지신탁은 부동산 개발사업 진행 시 위탁자의 조달자금이나 분양대금만으로 사업비를 충당하기 어려울 경우 부동산신탁사에서 자금을 투입해주는 방식이다. 분양대금이나 공사대금 일정이 일치하지 않아 자금소요가 크고 분양성과에 따라 대손위험도 증가한다.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은 시공사가 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신탁회사가 준공의무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수탁고가 2017년 말 1조 400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4조 2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금융당국, 재무건전성 감독 강화 추진...사업장 리스크 관리 필요
한편, 올 상반기 부동산신탁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전년 말(856%) 대비 121%포인트 하락한 735%로 뚝 떨어졌다. 물론 11개사 모두 필요유지 자기자본 요건 70억 원과 적기 시정조치 기준인 NCR 150%를 충족시키고 있지만 시장 변동의 경고음으로도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이 부동산신탁사에 미치는 위험성을 관리하기 위해 향후 재무건전성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자산건전성 분류기준과 NCR 산정방식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 준비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책임준공형 관리토지신탁 관련 시공사 신용도가 대부분 BBB 이하나 무등급으로 시공 리스크에 따른 신탁사 우발채무 위험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향후 신탁사 NCR 위험액 산정 시 PF 사업장 담보가액, 위탁자·시공사 신용위험, 신탁사의 책임준공 이행능력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강화될 경우 NCR이 평균 40%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