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은 10여년 간 지속가능성 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 이뤄"
- "주요 기업이 하는 모든 말과 활동은 사회에 큰 영향"
마이크로소프트가 비즈니스 기술을 넘어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혜택을 제공하는 '한국형 AI 활성화 플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생산성본부는 S&P다우존스인덱스(S&P Dow Jones Indices) 및 로베코샘(RobecoSAM)과 공동으로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2019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컨퍼런스는 올해 12주년을 맞이했다. 올해는 ‘포용적 성장과 지속가능한 경제발전’(Inclusive & Sustainable Economic Growth)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국내외 50개 기업 경영진과 관련기관에서 총 400여 명이 참석했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 기업들은 지난 10여년 간 지속가능성 영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어 왔으며, 올해 총 43개 기업이 DJSI 월드(World), 아시아 퍼시픽(Asia Pacific), 코리아(Korea) 지수에 편입됐다”며 “하지만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치 않다. 저성장, 양극화, 저출산과 고령화, 기후변화와 같은 이슈들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주제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우리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이 더 이상 사회, 환경적 문제가 아닌 기업에게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여건 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가 창출됨과 동시에 다양한 종류의 사회문제 또한 증가하고 있다. OECD는 이런 변화에 맞춰 각국 정부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회 참여가 필수적인 요소임을 명시했다. 기업의 역동적인 사회 참여는 국가의 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사회 발전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 카보니에르(Gilles Carbonnier) 국제적십자위원회 부총재는 “기업과의 협력은 단순히 자금을 확보하는 것 이상의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며 “기업은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더 나은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기업과의 협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 전문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여 사회에 인도주의적 영향력을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종홍우(Zhong Hongwu) 중국사회과학원 CSR연구센터 센터장도 “주요 기업이 하는 모든 말과 활동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삼성전자는 중국 버전의 새마을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기업들이 책임 있는 지역사회 투자와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매진함과 동시에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현재 포용적 사회 구현을 위한 기업과 지역사회 협력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국영기업과 민간기업의 협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골자다.
종홍우 센터장은 “중국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얘기를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다양한 얘기를 분석해 방향성을 찾는 것”이라며 “기업은 사회,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으로 유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사회적 문제에 나서야 하는 이유
올해 국내 많은 기업은 신년사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을 언급했다. 최근 사회적 가치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국내 주요 기업의 경영진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기업이 앞장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욱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 연구원은 “기업은 사회의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기업의 모든 반응이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회적 이슈에 대한 기업의 반응이 단지 사회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라, 기업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현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은 사회적 문제와 기업의 성과가 만나는 접점에 있는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의 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를 접목한 디지털 사회혁신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티마 반잘(Tima Bansal) 아이비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수용자의 필요와 요구에 적합한 기술인지 연구자 중심으로 사고한 기술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사회 구성원들의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기술을 통한 사회적 문제해결의 출발점이다”고 강조했다.
반잘 교수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네트워크(Network for Business Sustainability) 창립자다.
고순동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CEO)는 “데이터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의 엄청난 기회 속에서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를 비롯한 최신 기술의 활용이 다방면에서 가능한 디지털 사회에서, 이제는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때”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실질적으로 환경, 문화유산 등의 보존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AI for Goo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책임 혁신이 비즈니스까지 적용되어 있는 가운데 모든 사람과 조직이 기술로서의 AI 뿐만 아니라 정책,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한국형 AI 활성화를 위한 포괄적 지원 플랜(AI Country Plan)’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컨퍼런스에서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편입된 국내 43개 기업에 대한 인증식도 진행됐다.
DJSI는 전세계 2500여 기업의 매출, 고용, 안전, 환경, 공급망 등 경제, 환경, 사회 분야의 경영 내용에 대한 종합 평가를 시행하여,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이슈를 바탕으로 우수 기업을 선정한 투자 지수다.
DJSI는 사회책임투자(SRI) 관련 대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올해 평가결과는 2019년 9월 23일(월)부터 증권거래시장 지수 산출에 반영됐다.
2019년 평가결과, DJSI World 지수에는 전년 대비 1개 기업 감소한 총 19개 기업이 편입됐고, DJSI Asia-Pacific 지수에는 지난해 대비 5개 기업 감소한 30개 기업이 편입됐다. DJSI Korea 지수에는 국내 204개 평가대상 기업 중 19.6%인 40개 기업이 함께한다.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사회적 책임 투자(SRI, Social Responsible Investment) 활성화 등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비교하기 위한 정량적인 평가기준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DJSI는 지난 20여 년간 글로벌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비교 가능한 방식으로 제공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활용한 다양한 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고 생각한다”며 “국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수준도 세계적인 추세에 발 맞추어 큰 폭으로 향상되고 있으나, 지배구조, 윤리강령, 인재유치, 리스크 및 인재개발 같은 부문에서는 여전히 글로벌 선진 기업에 비해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