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마쳤다.

이날 공판은 오전 10시 10분에 시작해 30분가량 진행됐다. 이 부회장은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오면서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엔 답변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파기환송심의 첫 공판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9시29분께 서울법원종합청사에 왔다. 그는 법원에 들어서기 전 카니발에서 내려 포토라인에 섰다.

이 부회장은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죄송하다”며 고개 숙였다. 600여일 만에 다시 다시 법정에 등장했는데, 심경이 어떤가’란 취재진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우리나라 대표기업 총수로서 어떠한 재판결과에 대해서도 책임 통감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단 자세로 본인 심리 임해달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밝혀진 위법행위가 다신 우리사회 발생하지 않게 해달란 국민적 열망이 크다"며 "몇 가지 점이 해결 되지 않으면 삼성그룹이 이 사건과 같은 범죄를 다시 저지르지 않을 거란 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기업내부 입법감시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총수 재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범죄라는 점도 부각했다

재판부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기업 내부 입법감시제도가 필요하다"며 "삼성그룹에 기업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의 준법감시제도가 작동되고 있었다면, 법정에 앉아있는 피고인들뿐 아니라 이 사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최서원 씨(개명 전 최순실)도 범죄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리기간 중에도 당당하게 기업 총수로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법원으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도 대부분 답변하지 않았다. 취재진은 ‘뇌물인정액수 올라가면 형량 바뀔 수 있다’,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되는데 앞으로 재판에 따라 경영활동 계획 크게 변동 되는가’, ‘오너가 다시 법정에 서면서 삼성그룹의 리스크가 커진다는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실형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등을 물었다.

이 부회장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나온 것은 지난해 2월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이후 627일 만이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돼 석방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 8월 29일 뇌물액을 추가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내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전무도 이날 피고인석에 섰다.

이날 이 부회장의 재판 방청권을 구하기 위해 시민들이 새벽부터 서울중앙지법 청사로 몰렸으나, 세간의 관심에 비해 그 수는 많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출석을 지켜보기 위한 취재진은 150여명 정도였다.

이 부회장의 출석을 지켜보던 일부는 “삼성은 각성하라, 부당해고자 복직하라, 이 부회장의 구속을 원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 힘내세요”라는 상반된 목소리도 다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