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국내선 항공기가 계기판 이상으로 긴급 회항하는 과정에서 승객들이 추락 공포에 떠는 일이 벌어졌다. 국토부는 항공사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28일 국토교통부 운항안전과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계기판 이상을 확인한 뒤 한동안 상공에 머무른 점, 크게 위급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비상 안내 조치로 극도의 불안감을 조성한 점 등 전반적인 대응이 적절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제주항공 7C207편 항공기는 오후 7시 30분 김해공항을 출발해 김포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출발 직전 항법 고도 유지시스템 스위치에 문제가 발생했다.
시스템 점검을 마친 후 원래 이륙시간보다 한 시간쯤 지연된 8시 50분에 승객 184명을 태우고 김해공항을 이륙했다.
하지만 이륙 9분 만인 오후 8시 59분에 계기판 이상으로 자동 조종에 문제가 생겼다. 항공기는 바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약 30분간 김해 상공을 선회하다 오후 9시 34분 쯤 김해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이 과정에서 탑승객들은 44분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제주항공 승무원들은 회항 확정 후 비상착륙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승객들에게 알리고, 비상시 탈출 요령 등에 대한 안내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승객은 방송사 인터뷰에서 "비상 탈출할 가능성이 있다. 우왕좌왕하지 말고 모든 짐을 다 버려야 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자동조종장치 이상 신호에 따른 회항 결정과 비상착륙을 위한 시도는 오직 승객의 안전을 위한 고려"라면서도 "다시 한 번 회항으로 인해 겪었던 불편 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다음은 국토부 항공안전과 관계자와 일문일답.
▲운항 중 계기판에 문제가 생길 시 어떻게 조치하는 것이 메뉴얼에 부합하나.
"항공기의 어떤 파트가 고장이 났을 때 더이상 운항이 불가할 수도 있고, 문제 부분에 대한 백업 장치가 있어서 운항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다. 당장 고쳐야 하는 것과 며칠 뒤 수리해도 되는 사항이 메뉴얼화 돼 있는 셈. 이를 '최소장비목록(MEL·minimum equipment list)'이라고 부른다. 국토부는 해당 항공기 기장이 계기판 문제를 인지했을 시 수동 비행이 불가했던 사유의 타당성, 체공 시간 및 최소장비목록에 따른 절차상 문제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는 어떻게, 언제까지 이뤄지나.
"항공기가 어떤 기동을 하게 되면 장치에 다 남게 돼 있다. 감독관들이 '비행기록장치'를 세세히 확인하고 또 운항 및 객실 승무원 전원 2회 이상 인터뷰를 진행한다. 3개월 내에 조사가 마무리 된다."
▲ 이번에 비상착륙한 항공기가 최근 결함이 발견돼 국토교통부가 긴급점검에 나선 보잉 737NG 계열과 같은 기종이던데.
"이번 긴급점검은 보잉 737NG 기종에 동체결함(동체와 날개 이음새 부분 균열)이 발견돼 진행됐던 것이고, 해당 항공기는 아무 문제 없었다. 회항 사건과 동체 균열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