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 스캔들' 탄핵조사 트럼프에 악재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2016년 미 대선 당시 '비선 참모'로 활동한 정치컨설턴트 로저 스톤(67)이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 조사 과정의 위증과 조사 방해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AP, 로이터 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배심원단은 스톤의 7개 혐의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그는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혐의로 기소됐다.
배심원단은 스톤이 의회와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 과정에서 5건에 달하는 위증을 저지르고 증인을 매수했으며 하원 정보위 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유죄로 봤다.
스톤은 최고 50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그에게 적용된 증인매수 혐의의 법정 최고형이 20년, 나머지 6개 혐의의 법정 최고형이 각각 5년이다. 재판장인 에이미 버먼 잭슨 판사는 내년 2월 6일 선고를 내린다.
다만 WP는 연방 법원의 양형 지침에 따라 초범의 경우에는 실제로 선고되는 형기가 훨씬 짧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평결은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혐의로 트럼프의 고문이나 보좌관이 유죄 선고를 받거나 유죄를 자백한 6번째 사례라고 AP는 보도했다.
미 형사재판에서는 배심원단이 검찰과 피고인의 주장을 들은 뒤 유·무죄를 판단해 평결하며 이 판단에 따라 재판장이 형을 선고한다.
미 대선을 앞둔 2016년 8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와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 캠프의 이메일 수천건이 해킹돼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됐다. 해킹에는 러시아 정보 요원들이 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스톤이 트럼프 캠프와 위키리크스 사이의 연락책을 맡았고, 위키리크스와의 접촉에 대해 의회에 거짓말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스캔들 자체는 검찰과 특검의 수사에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와 접촉한 사실은 나왔지만, 내통한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결 이후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힐러리를 비롯해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많은 민주당 인사도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하며 "전대미문의 이중 잣대"라며 유죄 평결에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언론은 이번 평결이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으로 탄핵 추진 대상이 된 트럼프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평결은 스톤에게 타격을 줄 뿐만 아니라 대통령직을 잃을 수도 있는 탄핵조사에 직면한 상황에서 트럼프의 대선후보로서의 행동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다시 하게 만든다"고 보도했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