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음식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와 맞물려 열풍 이어진 것으로 분석
2019년 한 해를 풍미한 히트 메뉴 중 하나로 '마라'가 거론되고 있다. 청장년층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며 '에스닉푸드'에 대한 관심도 환기했다는 평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작된 '마라 열풍'이 사그라들 줄 모르고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0월 발표한 가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0월 29일 기준 등록된 '마라' 관련업체는 총 11곳이다. 이 중 3곳이 지난해, 나머지 8곳은 올해 등록됐다.
마라선생, 홍리마라탕, 마라내음 등이 지난해 가맹정보시스템에 이름을 올렸고 탕화쿵푸마라탕, 하오츠마라탕, 신룽푸마라탕, 마라홀릭, 하오마라, 등초마라탕, 백선마라탕이 올해 등록됐다.
빅데이터 기반 맛집 추천 서비스 ‘식신’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마라탕 검색량은 3만5955건에 이른다. 2년 전인 2017년 같은 기간 검색량(3264건) 대비 11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마라샹궈’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배 늘었다. 민물가재 ‘롱샤’를 마라소스에 넣고 여러 야채들과 함께 볶은 ‘마라롱샤’도 검색량이 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라'는 중국에서는 '길거리 음식' 중 하나로 인식될 정도로 흔한 메뉴지만 한국에 수입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마라 열풍'에 힘입어 외식업계 내에서 '마라 음식점'이 우후죽순 늘어났을 뿐더러, 유통기업들도 마라 관련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한국에 불어온 '마라 열풍'을 견인한 요소로는 ▲독특한 매운맛으로 스트레스 해소 ▲재료를 직접 고르는 과정에서 느끼는 재미 ▲이국적인 음식에 대한 관심 증가 ▲새롭고 자극적인 것을 찾는 청장년층의 성향 ▲SNS 등을 통해 열풍 전파 등이 꼽힌다. 종합하자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이국적인' 음식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후기 등이 이어지면서 점차 유행으로 발전하게 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늘어나는 '마라'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여러 유통기업들이 '마라 관련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 5월 '마라샹궈면'을 새롭게 선보였다. 삼양식품은 지난 7월 간편하게 마라를 즐길 수 있는 '마라탕면'과 '마라볶음면'을 선보였다. 같은 달 풀무원은 비유탕 건면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내놨다. 농심은 지난 9월 '마라고수 마라탕면'을 출시하는 등 라면업계에서 마라관련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마라탕면과 마라볶음면은 최근 마라 열풍에 발맞춰 간편성과 가성비를 모두 갖춘 제품”이라며 “특색 있는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제품을 통해 내수 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편의점업계 역시 '마라열풍'에 동참했다. 편의점 CU는 업계 최초로 지난 2018년 말 PB제품으로 ‘마라탕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CU 마라탕면’은 별다른 광고 없이도 11월 기준 누적 판매량 60만 개를 돌파했다. 기존 냉장면 상품 대비 무려 1.5배나 높은 매출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CU는 ‘마라탕면’의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마라면(麵) 2탄 ‘마라볶음면’도 추가로 출시했다. 마라볶음면은 국물 없이 마라 소스에 쫄깃한 면을 볶아 마라 특유의 감칠맛과 함께 중국 현지 음식 특유의 매콤함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다.
BGF 관계자는 “마라탕면과 마라볶음면은 11월 말 현재까지도 CU의 냉장면 매출 순위 각각 1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 두 상품의 매출 비중이 냉장면 전체의 34.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마켓컬리 역시 마라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재료 등을 선보였다. 마라뿐 아니라 감바스, 중국식 오이무침 등 함께 즐기기 좋은 이국적인 음식 및 재료도 판매중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마라 관련 식품 및 식재료 등을 판매중이다. 마라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상품들을 꾸준히 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라'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잠깐 지나가는 '유행'이라고 볼 단계는 지났다고 본다"면서 "몇 년전 베트남 쌀국수가 유행했다가 지금은 외식 메뉴 중 하나로 안착한 것 처럼 마라 역시 대중들이 오래도록 선택하는 하나의 외식 메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