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보릿고개 끝나나...회복세 보여
-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경쟁 과열에도 '선방'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2018년 동기 대비 34.26% 감소한 7조1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시장의 예상치(컨센서스)보다 높은 7조원대를 지켜내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보릿고개에 들어선 반도체 시장이 드디어 다운턴을 끝내고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는 만큼 올 1분기부턴 삼성전자의 실적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9조원, 영업이익은 7조1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8일 공시했다. 이로써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29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85% 감소했다. 2016년(201조8천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7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2.9% 급감했다. 2015년(26조4천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2018년 말부터 반도체 '슈퍼 호황'이 끝나고, 지난해 계속됐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의 여파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6조5000억원보다 다소 높게 기록했다. 올 3분기에 7조원대를 회복하고, 4분기에도 7조원대를 다시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실적을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영업이익이 6조원대에 그치면서 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직격탄을 받았다.
최근 반도체 시장 불황이 다소 완화되고, 4분기 갤럭시 노트10과 폴드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이라 가능했던 실적이다. 스마트폰 경쟁사들 총공세로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보다는 판매 실적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IM(IT·모바일)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7000억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반도체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체의 절반 가까운 3조원대 초반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D램 가격의 급락으로 반도체 영업이익이 3조원에 미달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강해 가력 하락 폭이 작았을 것으로 보인다.
가전 부문(CE)에서도 프리미엄 TV 판매와 건조기 등 신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분 영업익익은 6000억원 이상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잠정 실적 공시에서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사는 반도체 3조원, DP(디스플레이 패널) 3000억원, IM(스마트폰) 3조원, CE(소비자가전) 7000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도 발생했을 일회성 이익의 규모를 추정하는 데에는 큰 제약요인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삼성전자는 초과성과 인센티브의 축소 조기 공지와 그에 따른 회계변화가 재차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규모는 사업부별로 상이하나 대체로 22~30%로 알려졌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018년 4분기 올린 59조2650억원보다 0.46% 감소했다. 2019년 3분기(62조35억원)와 비교해도 4.84% 떨어졌다. 이는 증권사 평균 전망치인 60조5000억원에 다소 부족한 매출액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전망에 대해선 “일회성 이익 상실과 OLED 출하 감소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및 키옥시아(Kioxia)의 생산 차질 및 서버 위주 수요 회복세를 감안 시 삼성전자의 기존 추정치 5조4000억원에는 소폭 업사이드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잠정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다.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자료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고, 2010년 IFRS를 선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입각한 정보제공을 통해 투자자들이보다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해 왔다"고 전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