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한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의 경우 이미 현지 직원들 국내로 복귀
- 우한에서 철강 가공센터를 운영중인 포스코는 다음달 2일까지 중국 전역 20여 개의 공장 가동 중단
-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도 우한폐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협회, 코트라 등과 ‘기업상황 점검반’ 회의 열고 상황 공유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급속 확산되면서 현지 법인이나 공장을 운영하는 국내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시작됐다.
주재원과 현지 근무 직원들 상당수가 이미 한국으로 돌아오거나 돌아올 예정인 가운데 직원들의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하는 등 피해 확산 방지에 총력 태세에 들어갔다.
28일 KOTRA의 중국 진출 디렉토리 2018~2019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총 3751개사로 나타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직·간접적 영향권에 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한화, KT 등 10대 그룹이 모두 진출해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 진원지인 우한에 직접 진출한 기업은 13개다.
따라서 삼성 현대차 SK LG 등은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했다. 주요 업체들은 중국 출장 금지령과 함께 현지 파견 직원들의 가족들을 긴급하게 귀국시키는 등 비상대응태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국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중국 전 지역 출장 등 방문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삼성전자는 시안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중국 각지에 사업장을 두고 있어 최근 TF를 구성했다. 삼성전자 담당자들로 구성한 TF는 현지 임직원들의 상황을 점검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SDI도 TF를 구성해 임직원들에게 지침을 공지하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화학, LG상사가 중국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도 중국 출장을 최소화 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LG상사는 중국 주재원의 가족 모두를 국내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LG유플러스는 질병관리본부에 자사의 중국 로밍 데이터를 제공, 우한 폐렴 감염대상자 파악을 돕고 있다. 중국에서 귀국한 인원에게 귀국일로부터 최대 2주간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현지에 근무하는 주재원의 가족들은 귀국 조치하기로 했다. 한국에 귀국한 주재원은 계속 남아 근무하고, 중국에 있는 주재원은 별도 지침 전까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현대위아도 장쑤성(江苏省) 공장을 다음달 8일까지 영업을 중지할 예정이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최근 2주 이내 중국을 방문한 직원이 증상이 있으면 출근하지 말고 팀장과 부속의원에 신고하도록 했다.
우한에 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의 경우 이미 현지 직원들을 국내로 복귀시켰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이미 대응 TF를 꾸려 위험단계별 대응방안을 수립해 실행에 나섰다.
SK텔레콤은 우한 폐렴 안정화 시기까지 임직원들의 중국 지역 출장을 제한했다. 임직원이 중국에 방문했을 시에는 이상 증세 여부와 관계없이 복귀일로부터 2주간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우한에 주재원 4명이 있으며 한중 정부의 향후 대응에 따라 전세기를 통한 철수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우한에서 철강 가공센터를 운영중인 포스코는 다음달 2일까지 중국 전역에 있는 20여 개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정부가 다음 달 2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함에 따른 결정이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당분간 중국 지역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KT는 28일부터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종합 대책’을 시행한다.
KT는 전체 사옥 내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구비하고, 살균 소독 등 방역을 진행한다. 임직원들의 중화권 출장을 금지하고, 해당 지역 방문 직원은 2주간 재택근무하게 한다.
CJ그룹은 지주사 내 '위기관리 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일 각 계열사 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내 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해 마스크 10만장, 손 소독제 2000개를 특별 주문하는 등 위생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출입이 많은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도 우한폐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신라면세점은 직원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롯데면세점은 매일 전 직원 발열 상태를 검사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중국인이 많거나 감염 위험도가 높은 점포에서는 시식코너도 운영하지 않기로 한 상황이다.
건설 현장도 신종 코로나에 대비해 위생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는 국내·외 전 현장 근로자들의 마스크 착용과 함께 건강 체크를 진행 중이며 이상 여부가 발견되면 곧바로 격리조치 등을 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올해 들어 중국 매출 확대 훈풍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특히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고전했던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제조업체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한국무역협회, 코트라 등과 ‘기업상황 점검반’ 회의를 열고 주재원 귀국 조치, 우한 출장금지 등의 상황을 공유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