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출 몰리는데'... 소상공인·중소기업 체감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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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출 몰리는데'... 소상공인·중소기업 체감효과는 '글쎄'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3.11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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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피해 업체 대출심사 2달 소요...단기유동성 공급 '빨간불'
- 대출 자금 규모에 급급하기보다 '적시공급' 지적...금융위, 대출 업무 은행위탁 확대
- 소상공인연합회 지원 정책 실태조사, 응답자 54.1% "만족하지 않는다"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업체를 위해 연일 금융지원을 발표하고 있지만 대출 심사가 지연되면서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적시 공급'과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지역신용보증재단(지신보) 대출이 늦어지면서 은행에 위탁하는 대출 업무의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또 정책금융기관의 퇴직 인력을 투입해 자금 지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대출 지연으로 단기유동성 위기에 빠진 일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던 터였다.

이세훈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현재 제한된 범위에서만 일부 재단이 은행에 업무를 위탁하고 있는데, 업무 범위를 심사 과정까지 넓히는 방안을 중소벤처기업부와 논의하고 있다"며 "중기부에서 조만간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지신보 재단 16곳의 소관 감독기관은 각 지방자치단체이고, 중기부에서 총괄하다 보니 일반 금융회사만큼 전산 연결이 안 돼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지난 6일 기준 소상공인진흥공단에 접수된 긴급안정자금 신청금액은 2조9849억원, 신청 건수는 5만7235건에 달한다. 이는 중기부의 추가경정예산에 따라 1조4000억원까지 늘어난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규모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앞서 중기부는 지난 4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2020년도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추경 가운데 중소기업 지원에는 4000억원, 소상공인 지원에는 1조78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상공인 분야 예산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에 신경쓰기보다 자금 확대에만 급급해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조사에 따르면 통상 2주 정도 걸렸던 심사 기간이 최근에는 두 달가량 소요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피해 기업의 대부분은 보증부 대출에 몰려있는데, 은행 문턱이 비교적 높고 보증부 대출 금리가 시중 은행보다 낮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문제라는 것.

또 피해 업체들은 지원 요건에 장애요소가 많은 것을 문제로 꼽는다. 코로나 피해 입증이 까다롭고, 이번 사태로 타격을 입었지만 정부지원 업종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는 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중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따른 충격 완화를 위해 가계와 기업에 대한 현금지원 및 세금감면 등 실질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 차질과 수요 감소로 피해를 본 가계와 기업을 상대로 현금지원, 임금 보전, 세금감면을 하면 사람들이 수요를 충족하고 기업들이 계속 생존하게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영세 소상공인 대부분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면으로 상품을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피해 소상공인에게 실효성이 높은 직접적 피해 보상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108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소상공인 지원정책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소상공인 지원정책 전반에 대해 응답자 54.1%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해 "잘 모르겠다"(25.4%)와 "만족한다"(20.4%)는 답변을 크게 앞질렀다.

소상공인들은 필요한 정책으로 부가세 대폭 인하(39.9%), 긴급구호 생계비 지원(38.7%), 전기세 등 공과금 감면(32.4%), 소상공인 기본소득제도 신설(32.2%) 등을 꼽았다.

지난 4일 대구시 북구 칠성동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에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대출상담 하루치 순서가 모두 끝났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편, 금융위는 소상공인과 견줘 중소기업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설비투자 붐업 프로그램(4조5000억원)과 산업구조 고도화 프로그램(3조원) 등 기존 프로그램을 신속 집행하고, 추경을 통해 특례보증이나 회사채 신규발행 규모 확대 등 신규 지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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