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확진자 220만 명, 사망자 15만 명. 코로나19(COVID-19) 전 세계 치명률은 6.8%에 이르렀다. 갈수록 사망자는 증가하고 있다.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더 악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임상 자료 분석을 통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공격력이 공개됐다.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 지는 17일(현지 시각) “심각한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는 폐에 침투하고 이어 우리 몸에 반응하면서 신체 곳곳을 파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과학자들이 이 같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침투 흐름과 그 파괴력에 대해 종합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분석된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폐포에 침투해 산소 부족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환자는 기침하고 열이 나며 호흡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중증과 위중한 경우 산소호흡기는 물론 인공호흡기까지 착용해야 한다.
간에도 침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입원 환자의 최대 절반은 간을 손상하는 수준의 효소 레벨을 가지고 있었다. 과잉반응한 면역 시스템과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투여된 약물이 오히려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장 손상은 몇몇 사례에서 일반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망 위험성도 컸다. 바이러스가 신장을 직접 공격하거나 기능이 떨어진 신장이 저혈압 등을 일으켜 환자에게 영향을 끼쳤다.
일부 코로나19 환자 중에는 뇌졸중, 발작, 정신 혼란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뇌 염증이 발생한 것이다. 전문의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해 직접 발생하는 원인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와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장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상륙했다. 환자 보고서와 생체검사 데이터를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ACE2 수용체가 풍부한 하부 위장관을 감염시켰다. 일부 환자에게서 설사 증세가 확인되는 것은 이 때문으로 풀이했다.
눈도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결막염이 위중 상태의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결막은 눈꺼풀의 안쪽 면과 공막이라고 하는 눈 흰자위를 덮고 있는 얇은 점막을 말한다.
코도 예외는 아니었다. 일부 환자들은 후각 기능을 상실했다. 과학자들은 코 신경 말단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동해 관련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심장과 혈관도 공격 대상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혈관 내막을 포함해 세포에 침투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혈전, 심장 마비는 물론 심장 염증을 불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임상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 예일대 심장병 전문의 할란 크룸홀츠(Harlan Krumholz)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치명적 결과와 함께 신체 곳곳을 공격할 수 있는 파괴력이 있다”며 “그 공격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다”고 평가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