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재확산 시 해외투자자산 처분 압박 가능성 높아
- 부동산 등 해외대체투자에 대한 사전적 심사역량 강화 필요
코로나19 장기화에 글로벌 경제활동이 봉쇄되면서 부동산 등 해외대체투자가 과도한 보험사들의 투자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8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이석호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제활동 봉쇄조치(lock-down)의 영향으로 부동산, 항공기 등과 같은 해외대체투자 자산에서 현금흐름의 차질 및 손실 발생이 우려된다"며 "특히 과도한 해외대체투자 및 고위험 투자 비중을 보이는 일부 보험사는 손실이 확대될 경우 자본적정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중점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보험사들은 최근 수년간 초저금리기조 하에 수익률 확보 및 장기자산 투자를 위해 부동산, SOC 등을 중심으로 해외대체투자를 확대해 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국내 보험사 10개사 기준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약 15조4천억원으로 2017년말 10조5천억원 대비 47% 증가했다. 이들 10개 보험사의 자기자본 규모가 보험업권 전체 자기자본의 7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보험사의 전체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약 20조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세부 자산별 비중은 부동산이 40%인 6조1천억원으로 가장 높으며, SOC가 38%의 5조8천억원, 항공·선박이 10%의 1조5천억원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북미지역이 48%, 유럽 26%, 아시아·호주 16% 등의 순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국내 보험사의 자기자본 및 총자산 대비 해외대체투자 자산 비중이 크게 높지 않으며, 전체 해외대체투자 자산 중 '후순위·지분형'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양호한 편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다만 부동산 자산의 경우엔 '후순위·지분형' 투자의 비중이 높으며, 일부 보험사는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자산의 비중이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대체투자 자산 중 부동산의 경우, 최근 들어 호텔 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다른 대체투자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순위·지분형' 투자 비중이 높았다.
이는 향후 코로나19의 종식이 늦어지거나 재확산될 경우, 해외부동산 등의 자산에서 현금흐름의 차질이 심화되고 손실이 누적·확대되면서 경매 등을 통한 투자자산의 처분 압박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초저금리기조 심화, 신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등의 영향으로 보험사의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대체투자 및 고위험 투자를 과도하게 늘려온 일부 보험사는 손실 확대 시 자본적정성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위험이 존재해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아울러 지난 4월 한국신용평가도 일부 손해보험사의 경우 대체투자 규모가 자기자본에 비해 크다고 경고했다. 특히 항공기 리스 투자의 경우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 항공수요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자산가치 손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항공기 외에도 호텔, 선박 등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해외 대체투자자산의 불확실성을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에 따르면 "롯데손보와 흥국화재가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이 큰 항공기, 호텔, 선박 등에 대한 투자비중이 각각 자기자본의 100%, 52%에 달해 자산손상위험 및 리스료미지급 등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호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보험사들도 부동산 등 해외대체투자에 대한 사전적 심사역량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사후적으로 스트레스테스트(stress test) 변수 및 기준을 보다 정교화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조기경보시스템 및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