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하게 되면 낸드 플래시 부문 시장점유율 2등 유력
수익도 못내는 사업을 너무 비싸게 주고 사는 것 아니냐, 미국의 중국 제재 속 중국공장 인수 등 우려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를 추진한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인텔과 메모리 반도체 사업분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수가격은 100억달러(약 1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르면 이날 중 협상 타결 소식이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WSJ은 SK하이닉스와 인텔의 거래 대상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면서도, 인텔의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부문이 이번 협상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를 만드는 업체로 잘 알려져 있지만, 비즈니스의 뿌리는 메모리 부문에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인텔은 중국 다롄에서 3D 낸드 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WSJ은 비메모리 분야에서 인텔의 최대 경쟁업체인 AMD가 시장 점유율을 급속도로 올리는 상황에서 인텔은 차세대 CPU 대량생산에 차질을 빚는 등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낸드 플래시 메모리 부문에서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해 사업을 포기하던 차였는데 이를 SK하이닉스가 인수하려는 것이다.
낸드플래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가 31.4%로 1등이다. SK하이닉스는 11.7%며 인텔은 10% 수준으로 양사를 합치게 되면 20% 이상으로 올라가며 시장점유율 2등이 유력시 된다.
각종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익도 못 내는 사업을 너무 비싸게 주고 인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인수하려는 반도체 공장이 중국에 있다는 점도 걸린다. 미국의 중국 제재로 삼성전자가 최근 2년간 생산공장 4곳을 철수하기도 하는 등 탈중국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중국 공장 인수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26일 소송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SK그룹이 미국에 잘보이고, 소송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인수를 추진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