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훈 행장, 유일한 내부 출신 인사..짧은 행장 재임기간
-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 경험 경영 능력 검증..체질 개선 목소리 대항마
DG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인선에 돌입하면서 김태오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지방경기가 악화된 가운데 기업 체질 강화가 어느때 보다 중요한 때이니 만큼 차기 그룹을 이끌 수장에 누가 오르게 될지 주목된다.
지난 27일 DGB금융지주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개최해 최고경영자(회장) 최종 후보군으로 김태오 現 DGB금융그룹 회장과 임성훈 現 대구은행장, 유구현 前 우리카드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9월 회추위를 개최해 경영승계 개시 및 절차를 수립했고, 지난 27일 8명의 후보군에 대한 자격 검증과 외부전문기관의 평판 및 역량 검증 과정을 통해 최종후보군을 선정했다.
권혁세 회추위 위원장은 “그룹의 지속가능성장과 고객 및 주주 가치 제고에 기여할 최적임자를 선정하기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바탕으로 유능한 회장을 선임하기 위하여 노력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방금융지주들은 저금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지방경기가 악화된 가운데 순이자 마진 감소,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 하락세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DGB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한 2763억원으로 시장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강화가 주효했다. 반면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2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 감소했다.
김태오 現 회장은 지난 2018년 5월부터 DGB금융을 이끌어 왔으며 지난해 초부터 올해 10월까지는 대구은행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외환은행을 거쳐 하나은행 영남사업본부 부행장, 하나생명 사장 등을 지낸 외부 인사로 지난 2018년 말 은행장 겸직 문제로 잡음이 일었던 것을 제외하면 2년 반동안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다.
2018년 하이투자증권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코로나19 지역 확산으로 침체된 지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양호한 경영 성과를 이뤘다. 지난 3분기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806억원으로 그룹 전체 순익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0.98%까지 올랐던 그룹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분기 0.75%까지 개선됐다.
그는 취임 당시 대구은행의 비자금 조성 혐의와 채용비리 혐의 등으로 그룹이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임원선임 절차를 마련하는 등 인적쇄신에 중점을 둬 조직을 안정화하는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지난 9월 은행장에 선임된 임성훈 대구은행장은 대구 중앙고,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구은행 상주지점장 겸 기업지점장, 마케팅부 추진부장, 포항영업부장, 경산영업부장, 공공금융본부장 겸 서울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영업통’ 인사다. 다만 임기를 시작한지 2개월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CEO로서의 경험은 가장 부족한 상태다.
다만, 임 행장은 상주지점, 포항영업부, 경산영업부 등 시금고와 밀접한 지점들에서 근무하며 두터운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쌓아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공공금융본부장으로서 대구시 1금고 수성이라는 업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유구현 전 우리카드 사장은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마케팅지원단 상무, 부동산금융사업본부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하며 30년이상 은행업에 종사하면서 은행 업무 전반에 걸쳐 폭넓은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또, 외부인사지만 대구고등학교와 계명대학교 등을 졸업했으며 우리은행에서 대구경북영업본부장도 지내 지역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카드 사장으로 있으면서 최하위권이었던 우리카드를 키우고 조직 안정화에 기여한 부분 역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져 기업체질 개선과 리스크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며서 "DGB금융이 저금리와 코로나 19 등 악조건 속에서 나름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큰 폭의 변화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체질 변화를 원하는 내부의 목소리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