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저금리·저성장의 3중고에 직면한 보험사들이 새로운 미래먹거리를 찾아 다양한 부수업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존의 전통적 채널과 상품으로는 성장성이 불투명해 수익원 다각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이 신청한 부수업무는 총 27건에 달한다. 지난해 총 6건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기록이다.

부수업무는 본업은 아니지만 본업과 관련성이 높은 업무로, 업무개시 7일전까지 금융당국에 신청만 하면 추가 절차 없이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이전에는 실제 보험업을 수행하기 위한 신용대출주선업무나 상표권 제공 등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헬스케어 관련 사업과 박데이터 관련 업무 등으로 신청 영역이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삼성생명을 비롯한 대형 생·손보사를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 및 데이터셋 판매' 신청이 5건이나 접수됐다.

지난 9월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 및 데이터셋 판매' 부수업무를 신청한 삼성생명은 핀테크업체 뱅크셀러드와 금융데이터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체결은 삼성생명 최초의 데이터 교류 협약으로, 보험과 타 금융권 데이터 접목을 통해 고객 맞춤형 보험, 대출 등 다양한 상품 개발 활용이 가능해졌다.

한화생명도 지난달 27일 관련 부수업무를 신청하고 이달 1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한화생명은 이번 부수업무 신고로 고객의 정보와 데이터를 비식별 형태로 개발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마케팅 자문 서비스 등 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한 또 다른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KB손해보험은 보험업계 최초로 '빅데이터 자문 및 판매 서비스'에 대한 부수업무 자격을 획득했다. 이번 사업을 추진한 KB손해보험 디지털전략본부는 "부수업무 자격 획득을 통해 금융정보와 건강정보의 결합으로 금융과 건강이 융합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창출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보생명과 오렌지라이프도 지난달 금감원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 및 데어터셋 판매' 부수업무 신고를 진행했다.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초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데이터 관련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앞으로도 보험사들의 관련 업무 진출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사들은 관련 부수업무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활발하게 수행할 수 있어 자사에 특화된 고객서비스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보험업계 환경에서 본업 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수익원 다각화가 절실해지고 있는 현실이다"며 "부수업무를 통해 당장의 수익을 기대할 순 없지만 본업과의 시너지를 통한 수익원 역할이 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마이데이터 사업의 기반이 마련되면서 금융데이터 활용을 통해 헬스케어와 빅데이터 분야에 대한 부수업무는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