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인재 발탁 및 외부 인재 수혈 등 체질 개선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
- 취임 당시 93조 6000억원이었던 LG그룹 시가총액은 현재 168조 5000억원 수준 약 180% 증가
- LG전자, 세계 3위 전장기업 마그나와 합작...스마트폰 사업 재편 검토 중
구광모 LG 대표가 회장직에 오른지 2년 반 만에 주요 계열사 실적 개선은 물론 미래 신성장동력을 구체화하면서 시장의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
LG그룹 시가총액은 구 대표 취임 당시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그간 체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9일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대표가 취임 4년차를 맞아 그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혁신이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면서 '선대 회장과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다소 느리고 보수적 이미지로 비춰지던 LG가 속도감있게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구 대표가 지난 2018년 6월 취임 당시 93조 6000억원이었던 LG그룹 시가총액은 현재 168조 5000억원 수준으로 약 180% 증가했다.
이는 LG전자를 비롯 LG화학,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LG전자는 작년 매출 63조 2720억원, 영업이익 3조 195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LG화학은 연간 매출 3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LG유플러스는 전년보다 30% 증가한 8862억원의 영업이익을 가록했다. LG생활건강은 1조 220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16년 연속 성장’ 신화를 이어갔다.
또한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38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에서 영업이익 흑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8월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LG의 '환골탈태'에는 구광모 대표의 실용주의 리더십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LG 관계자는 "급변하는 사업지형 변화에 맞춰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한계사업은 재편했다"며 "미래를 위한 인사 개편에 이어 사업재편으로 이어진 것은 과감한 의사결정 결단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G의 '환골탈태'에는 구광모 대표의 실용주의 리더십 적중
구 대표는 취임 후 인사를 통해 진용을 갖추는데 우선 집중했다. 젊은 인재를 발탁하고 외부 인재도 수혈해 '순혈주의'를 타파했다. 체질 개선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이었다.
취임 첫 해, 구 대표는 홍범식 전 베인&컴퍼니코리아 대표와 김형남 전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 부사장, 김이경 전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 등 3명의 외부 인사를 영입해 지주사인 (주)LG에 배치했다. 홍 대표는 LG 경영전략팀장을 맡아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했다. 김 부사장은 자동차부품팀장으로 전장사업을 맡았다.
또한 LG전자는 은석현 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 상무를 자동차부품 영업전략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3M 총괄 부회장 출신의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영입도 파격적 인사였다.
이같은 인사는 자동차 전장사업 등 미래성장동력 강화로 이어졌다.
LG그룹은 전자·화학·통신 주력분야와 전기차 배터리, 자동차 전장부품으로 연결되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주력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LG전자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3위의 캐나다 전장기업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자동차 고객 확보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
실제로 LG전자의 주가는 마그나와 협업 발표 직전일인 지난해 12월 22일 종가 기준 주당 9만2200원에서 9일 16만1000원으로 82% 급증했다. LG그룹 내 시총 규모도 26조 3000억 원으로 LG화학(68조6000억 원)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또한 룩소프트와 차량용 인포테이먼트 플랫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퀄컴과는 커넥티드카 플랫폼 구축을 위한 협업에 나섰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18년 4월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기업 ZKW를 인수했다.
LG전자는 지난 1월 29일 진행한 2020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장사업을 맡고 있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의 올해 흑자전환과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 5% 이상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술 및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계사업은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부분인 모바일(MC) 사업에 대한 매각, 철수, 축소 등 방안을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구본준 고문, LG그룹에서 3월 계열 분리...시장의 불확실성 해소
구본준 고문과의 계열 분리도 진행되고 있다. 오는 3월 ㈜LG 분할 주주총회를 통해 구본준 고문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다. LG상사 등 5개사가 분리된다. 이는 불확실성 해소로 시장에서 긍정적이다.
올해 LG 계열사들의 실적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최근 증권사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의 20개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 전망치는 20만원(19만 8200원)에 육박했다. LG화학 목표주가 평균 전망치는 123만 7000원(17개 증권사)에 이른다.
구 대표는 상속세 마련도 착실히 준비한 모양새다.
LG는 지난 2019년 서브원과 LG CNS 지분 매각을 통해 1조9000억원의 현금을 취득했다. 또한 작년 10월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로 인해 향후 3년간 주당 1만원 이상의 배당 계획을 공시한 상황이다. 3년 동안 LG화학 배당으로만 매년 2353억원을 확보한 셈이다. 지주회사 (주)LG도 현금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대표의 사업재편 전략은 취임 4년차에 들어서며 가속도가 붙었다. 구 대표는 고 구본무 회장 등 선대회장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자신의 색깔로 '뉴 LG' 도약에 나선 셈이다. 앞으로 구 대표가 그릴 '뉴 LG'의 장래상에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