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15% 수준의 자본집약적 저마진 사업...애플, 소프트웨어 판매만 진행할 수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있는 샤오미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로써 삼성전자를 제외한 스마트폰 점유율 톱3 업체중 2개 기업이 전기차 업계에 진출하게 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애플·샤오미 순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에 비해 전기차시장은 수십배로 그야말로 단일시장으로는 거의 세계 최대규모다.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얘기다. 거기다 삼성전자나 애플, 샤오미, 삼성전자 등 굴지의 IT기업들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든 노하우와 부품, 등을 이미 다 가지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수십배 시장이 눈앞에 있고 자기가 제일 잘 할 수 있는데 안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앞으로 전기차 자체만 보면 안된다. 전기차는 커다란 스마트폰이자 하나의 생활공간이다. 여기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화웨이 퇴조 움직임속 기회잡은 샤오미, 전기차 시장까지 욕심
스마트폰 점유율 3위였던 화웨이가 지난해 트럼프 정부의 제재로 출하량이 22% 급감하는 틈을 타 샤오미는 출하량을 17%가까이 늘렸다. 이로써 세계 점유율 3위라는 쾌거를 이룬데 이어 곧바로 전기차 사업 진행도 추진하는 것.
31일 블룸버그, GSM아레나 등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스마트 전기차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금액은 11조원. 샤오미는 이날 CEO 레이쥔이 전기차에 특화한 자회사를 이끌게 된다면서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향후 창청(長城) 자동차와 합작, 자체 브랜드의 전기차를 만들 계획이며 2023년 첫 차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두나 알리바바가 각각 길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등 전통 자동차 기업과 지분을 나눠가지는 합작사를 설립한 것과는 달리 주도적으로 전기차 생산에 나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화웨이의 창업자 런젱페이는 사석에서 "미국의 제재만 없었다면 이미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전기차 시장은 휴대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기업에게 새로운 수익원이라는 판단에서다.
2014년부터 '타이탄 프로젝트'를 추진중인 애플의 최근 '현대·기아차' 협업이 무산됨에 따라 오히려 업계에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까지는 애플이 LG마그나와 손잡거나 대만의 애플 하청사인 폭스콘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LG전자, 캐나다 마그나사와 합작법인 오는 7월 출범...세계 최대 전기차 부품기업으로 발돋움
LG전자는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전장사업부 중 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 관련 동력전달장치 부문을 떼어내는 물적 분할을 승인했다. 이로써 마그나와의 합작법인은 오는 7월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CEO는 최근 자동차 애널리스트 협회 행사에서 "마그나는 애플을 위한 차량을 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며 "계약에 따라 투자가 보장되면 북미에 제조공장을 증설할 의향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들이 전기차 사업에 몸을 사리는 이유는 마진율 때문이다. 38%의 마진율을 보이는 스마트폰과는 달리 자동차는 15% 수준의 자본집약적 저마진 사업이다. 이와같은 마진율을 근거로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서 자율주행기술 등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사업만 진행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기술기업 다이슨은 지난 2017년 차별화된 전기차를 개발하겠다며 20억파운드(약 3조원)를 투자해 전기차 시장 진입 의사를 밝혔으나 약 3년 뒤인 2019년 말 "다이슨 자동차 팀은 환상적인 전기 자동차를 개발했지만 불행히도 상업적으로 실행할 수 없었다"며 시장 진출을 포기한 바 있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