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지역에서 삼성·애플에 이어 점유율 3위 지켜와…북미의 경우 중저가 스마트폰 강세가 주 요인
- 삼성·애플·샤오미 등 경쟁 업체들, LG 점유율 흡수하는 반사이익 기대…각각 중저가 라인업 강화로 치열한 경쟁 예고
LG전자가 총 5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MC사업에서 끝내 손을 떼기로 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0%를 넘어서는 한국과 북미 시장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인 가운데, LG전자의 공백을 어느 기업이 흡수하게 될 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유력 후보로 꼽히는 기업은 삼성과 애플, 그리고 미국 제재로 위축된 화웨이의 빈 자리를 파고들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샤오미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LG전자가 그간 강세를 보여 온 시장은 국내를 포함해 북미, 중남미 등"이라며 "특히 북미의 경우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준수한 성적을 보여 왔는데, 이 공백을 어느 업체가 파고들 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5일 스마트폰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MC사업본부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향후 국내와 북미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LG전자의 빈 자리가 생겨날 전망이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왔다. 적자 규모는 총 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LG벨벳, 윙 등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하며 반등을 꾀하기도 했으나, 흥행 실패로 모두 무위에 그쳤다.
베트남 빈그룹, 독일 폭스바겐그룹 등 해외 여려 기업들과의 매각 협상에도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결국 LG전자는 오는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마케팅 타깃은 LG전자 점유율 높은 시장...북미, 한국 시장이 1순위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철수로 생겨날 공백을 어느 업체가 흡수하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 LG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2%대의 점유율로 존재감이 다소 옅지만, 한국과 북미 두 지역에서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0%대에 달하는 등 나름의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5%로 1위, 애플이 20%로 2위, LG전자가 13%로 3위를 차지했다. 북미 시장에서도 애플(50%), 삼성(25%)에 이어 10%의 점유율로 3위를 기록했다.
북미 시장은 이전부터 LG전자의 스마트폰에 대한 인지도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었다. 여기에 지난해 본격화 된 미중 갈등으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사업이 위축되면서,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효과를 누려왔다.
삼성·애플·샤오미 스마트폰 3强, 韓·美 시장 '호시탐탐'
LG전자의 빈 자리를 흡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삼성전자와 애플, 샤오미 등이 꼽힌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시리즈를 출시해 북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S21 시리즈는 북미 시장 출시 후 4주 동안의 판매량이 전작인 '갤럭시S20' 시리즈보다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A'의 신형 모델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순차 출시하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 최초로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을 도입하고 언팩 행사를 개최하는 등 여러 모로 중저가 스마트폰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로서는 처음으로 LG전자의 스마트폰 'V50'을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추가하기도 했다.
2019년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44%의 점유율을 차지하던 애플은 지난해 점유율을 50%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아이폰11 시리즈와 보급형인 아이폰SE의 판매량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아이폰12의 출시로 시장 내 입지를 확고히 굳힌 것이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애플은 여의도에 애플스토어를 오픈하고 사설 업체에 애플의 정품 부품을 제공하는 등 국내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샤오미의 경우 북미에서는 미중 갈등의 여파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1월 샤오미 등 9개 중국 기업을 중국 공산당이 소유하고 통제하는 기업으로 판단해 ‘중국군 연계 블랙리스트’에 추가하기도 했다.
다만 국내 시장 진출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최근 샤오미는 보급형 스마트폰 '레드미(홍미) 노트10'를 국내에 정식 출시했는데, 일부 온라인샵을 통해 사실상 '공짜폰'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등 파격적인 저가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그간 국내와 북미,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강세를 보여온 기업"이라며 "LG전자의 공백이 가장 큰 이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 애플, 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