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시장 점유율 개선 과제
기업 이미지 회복도 관건
오뚜기가 과거 진라면 성공을 이끌었던 황성만 신임 대표를 선임하면서 본격 농심 추격에 시동을 걸고 있다. 황성만 체제에서 오뚜기가 라면시장 점유율을 놓고 농심과의 격차를 보다 좁힐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달 26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오뚜기 본점 대강당에서 제 5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성만 사내이사 후보자를 선임했다. 기존 사내이사인 이강훈 대표는 사임했다.
이로써 오뚜기는 함영준·이강훈 대표이사 체제에서 함영준·황성만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황 신임 대표는 1962년생으로 연세대 화학과, 서울대 경영대학원 AMP를 수료했다. 오뚜기에 입사해 오뚜기라면 연구소장, 오뚜기라면 대표이사, 오뚜기 제조본부장, 오뚜기 영업본부장, 오뚜기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오뚜기는 호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5958억원, 영업이익 19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0%, 33.8% 증가한 수치다.
오뚜기, 라면시장 점유율 몇 년 새 하락...황 대표 뒷심 발휘하나
그러나 오뚜기는 라면시장 점유율에서 최근 몇 년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점유율 1위인 농심이 과반 이상을 유지하며 조금씩 늘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라면시장 점유율은 농심이 55.7%를 기록했다. 농심은 최근 3년간 꾸준히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54.0%, 2018년 53.4%다.
반면 오뚜기는 지난해 26.8%를 기록하며, 2019년 27.6%, 2018년 28%로 최근 3년간 입지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에 라면 전문가로 알려진 황 대표를 앞세워 실적 개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 대표는 2011년 오뚜기 라면연구소장으로 지낼 당시, 스낵면을 비롯해 각종 히트제품을 만든 이력이 있다. 이어 2014년 오뚜기는 삼양식품을 제치고 라면업계 시장점유율 2위에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매출 호조...기업 이미지 회복은 관건
오뚜기는 지난해 건조식품, 유지류, 면제품, 농수산 가공품 등에서 매출을 올렸다. 라면과 밥류 품목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고, 유지류 공장을 증설했다. 코로나 19로 간편식이 인기를 끌면서 카레·3분요리 등의 판매가 증가한 것 역시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라면, 간편식, 냉동제품 등에 대해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 마련도 과제로 남아있다. 오뚜기는 그간 상속세 완전 납부 등 기업 차원의 선행과 미담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러나 최근 '오뚜기 옛날미역'의 중국산 미역 혼입 의혹과 그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의 논란으로 타격을 받은 기업 이미지 회복도 시급한 상황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되는 해외 매출 비중이 경쟁사 대비 낮아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되는 소스류·유지류 부문은 시장이 축소되고 있고, 성장하는 라면·간편식·냉동 제품은 시장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다. 품목별 포트폴리오 관점에서의 실적 개선 한계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