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오늘 드림' 이용시 30분 내 총알 배송도 가능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 택배 속도전의 중심에는 '쿠팡'이 있었다. 쿠팡이 새벽 배송을 시작하면서 그전까지 경험할 수 없었던 고속 배달 문화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아성에 도전하는 자가 있으니 바로 CJ그룹과 바로고다.
바로고는 배달 대행 스타트업으로 오토바이 배송 기사를 점주와 연결해주는 근거리 물류 플랫폼을 운영한다. 2014년 설립된 바로고에 등록된 배달 라이더만 3만여 명, 바로고를 이용하는 제휴 상점은 11만 개를 넘어섰다.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CJ올리브네트웍스 등 CJ그룹 계열사들이 올 초 나란히 바로고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졌다. CJ그룹은 2019년에도 바로고에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대략 액수가 8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바로고가 쌓아온 배달 관련 데이터에 꾸준한 투자를 해 온 것이다.
CJ그룹은 단순한 투자를 넘어 바로고와 함께 여러 가지 사업 모델도 추진 중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바로고와 함께 주문 제품을 곧바로 배송하는 '오늘 드림'서비스를 시작해 호평을 받았다. '오늘드림' 런칭 당시 알려진 목표는 바로 '쿠팡보다 빠르게 배달한다.'
실제 바로고는 쿠팡보다 더 빠른 배달 서비스를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올리브영 소비자 A씨는 28일 녹색경제신문에 "올리브영앱에서 '오늘드림'으로 주문한 결과 30분 만에 물건을 받은 적이 있다"고 경험을 말했다.
30분 총알 배송이 가능한 건 전국에 퍼져있는 CJ올리브영 매장이 각각 하나의 물류센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의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59개이며 여기에 바로고가 합세해 오토바이를 통한 기동력까지 갖추니 동네 마트보다 빠를법한 총알 배송이 탄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늘드림'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CJ그룹이 밀키트 브랜드 쿡킷까지 바로고와의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오토바이를 이용할 경우 현재 익일 새벽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마켓컬리나 쿠팡 등 타 e커머스 업체보다 더 빨리 밀키트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쿡킷은 올리브영과 달리 물류센터가 마련되지 않아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 각 계열사가 바로고의 배달 시스템을 활용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며 "어떤 방향이 가장 소비자에게 득이 될지 우선적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홍수현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