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체, 복잡한 행정절차와 낮은 수익성에 충전소 신설 '주춤'
수소차가 온실가스를 줄이는 친환경차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위한 지자체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다만 행정 절차부터 각종 규제까지 넘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어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수소차의 충전은 일반 가솔린이나 LPG가스 차량보다 충전시간이 더 오래걸릴 뿐만 아니라 한번 충전하면 수소탱크의 압력을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소차 운영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 수소차 이용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서울 충전소는 네 군데밖에 되지 않는데다 접근이 용이한 곳으로 가다보면 선택지는 두 군데에 불과하다"며 "점점 수소 차량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충전소 증설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불편함을 줄이기기 위해 지자체들이 충전소를 증설하거나 신설할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 양재 및 국회에 기존 수소차 충전소 용량 증설...거제시, 첫 충전소 10월 오픈
서울시는 기존 수소차 충전소의 용량 증설에 나섰다. 우선 올 하반기에는 양재 수소충전소를 증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하루 수소 저장능력을 종전 300㎏에서 600㎏으로 늘릴 계획이다. 추가 증설이 완료되면 하루 충전 가능한 차량도 70대에서 140대로 2배 늘어난다.
양재 수소충전소는 현대자동차가 연구용으로 운영했던 것을 서울시가 지난해 9월 소유권을 넘겨받아 증설 공사를 진행해 지난 3월부터 운영 중이다.
현대차가 운영하고 있는 국회 수소차 충전소의 증설 공사도 하반기에 추진한다. 이로써 국회 수소충전소의 하루 충전 가능 차량은 80대(350㎏)에서 160대(700㎏)로 늘어난다.
10월 말에는 거제시 내에 첫 수소충전소가 생길 예정이다.
시는 현재 장평동에 수소충전소를 구축 중이다. 지난 4월19일 착공 이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돼 오는 8월 말 준공 후 안전검사 및 시운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거제 수소충전소는 3,452㎡의 면적에 25kg/h 용량으로 국비 15억원을 포함, 총 사업비 30억원이 투입됐다.
민간업체, 복잡한 행정절차와 낮은 수익성에 충전소 신설 '주춤'
이같은 노력에도 충전시설 조성 등 수소차 활성화를 위한 기반 마련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환경부가 수소 이용 활성화를 위해 충전소 설치 비용의 50%, 최대 15억원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수소차 출고대수가 많지 않아 충전소의 초기 수익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소차 충전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진행해야 하는 복잡한 행정절차가 수소차 충전소 증설을 가로막고 있어 계획대로 오픈하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발생하고 있다.
속초에 조성 중인 수소차 충전소의 경우 지난 2018년에 사업이 시작돼 시설공사가 거의 마무리 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준공이 미뤄지고 있다.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원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지자체는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시설 검사를 마무리 짓고 이르면 7월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릉시의 경우 내년까지 수소차 충전소를 건립한다고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장소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강릉시 관계자는 "부지는 강릉시청 내로 확정됐으며 아직 정확한 장소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행정 절차상 동의를 받아야 하는 부분만 해결되면 바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준공은 예정대로 내년 중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릉과 속초에서 충전소가 가동되기 시작하면 영동권에는 총 3개의 수소 충전소가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남양주시에 수소차 충전소 설치를 위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남양주시에 등록된 수소차량은 지난해 말 기준 총 45대로, 이들 차량 소유주들은 지역에 충전소가 한 곳도 없어 서울과 하남지역 충전소를 이용하고 있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5곳 정도에서 수소차 충전소 설치후보지에 대한 검토 요청이 와 검토를 하기는 했지만, 공모 마감일 이후에나 실제 접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경기동북부에 수소차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만큼 공모에 선정되고 법적 기준을 충족하면 허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