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18일 강원도 강릉시의회 앞에서 안인석탄화력발전소 강릉범시민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을 갖고, 강릉시민 63.1%가 반대하고 있다며 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홍진원 강릉시민행동 운영위원장은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2030년까지 탈탄소를 해야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지금 새로 발전소를 건설해서 실제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을 따져보면 상당한 좌초자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발전사업 주체인 강릉에코파워(대표 유준식)가 주장에 따르더라도 CCS(Carbon Capture & Storage, 탄소포집저장기술)를 통해 저감할 수 있는 탄소량은 약 300만톤 정도로 총 배출량 1500만톤의 일부에 불과해 실제로는 약 1000만톤 이상의 탄소를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석탄을넘어서'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박지혜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환경영향평가보고서 등에 따르면, 300만톤 정도는 줄일 수 있다고 하지만, 워낙 CCS가 워낙 비싸고 상용화도 더딘 상태여서 이 조차도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0일 발족한 강릉범시민대책위원회는 석탄발전소 건설로 인한 발전소 주변 주민과 강릉시민의 피해에 대해 종합적, 체계적 조사와 불법, 부실공사 및 불공정 인허가에 대책 마련, 그리고 세계적인 탈석탄,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에 대한 방안 모색과 결단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날 강릉범시민대책위원회는 강릉시민을 대상으로 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응답자 중 63.1%(적극 반대=45%, 반대하는 편=18.1%)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진원 위원장은 "한국남동발전, 삼성물산, KB국민은행이 실질적인 사업주체다. 문제는 이미 70% 정도 사업비가 투자됐다는 것이 이들이 사업을 강행하는 진짜 이유"라며 "현재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에너지전환법이 통과되면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인해 맹방해변이 침식이 가속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강릉에서도 이같은 해변침식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2030탈탄소, 2050탄소중립을 외치는 정부와, 국내에서 탈석탄을 가장 먼저 선언한 삼성물산, KB의 언행일치가 아쉽다"고 질타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