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업계 최초 전체 영업사원에 전기차 지급... 친환경 잉크 포장재도 적용
- 추석부터 선물세트 포장재에서 플라스틱 완전 퇴출... ‘친환경 종이’로 교체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각 요소에서 신규사업의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자주 하는 말이다. ESG 경영을 기업의 의무 차원을 넘어 새로운 사업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푸드는 ESG 경영을 강조하는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답게 구체적 아이템으로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먼저 롯데푸드는 올해 ESG팀, 환경경영팀을 신설했다. ESG 경영에 나설 조직을 갖춰 새로운 사업 발굴에 나서며 과감하고 선도적인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업계 최초로 전체 영업사원에 친환경 전기차 지급, 명절 선물세트 전체에서 플라스틱 포장재를 전면 퇴출하는 ‘ECO 선물세트’ 도입, 빙과 업계 최초의 친환경 잉크 포장재 적용 등이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추석부터 선물세트 전체(34종)에 적용한 ‘친환경 ECO 선물세트’는 크기를 줄이고 포장재 소재를 친환경 종이로 바꾼 것이다.
기존 선물세트에 사용되던 플라스틱 트레이와 캔햄의 플라스틱 캡은 이번 추석부터 전면 제거했다. 대신 FSC(국제산림관리협회)의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로 트레이와 케이스를 만들었다. 세트 포장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던 트레이가 빠지면서 케이스 전체가 종이로 이루어진 차별화 된 형태의 선물세트로 완성됐다.
기존에는 부직포로 만들던 선물세트 가방 역시 이번 추석부터는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를 이용해 만든다. 케이스와 가방에 인쇄하는 내용도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오염물질을 줄이고 재활용을 용이하게 했다.
선물세트의 크기도 줄여 불필요한 포장을 제거했다. 구성품이 들어가는 꼭 필요한 공간만을 남겨 기존 선물세트 대비 최소 11%에서 최대 32%의 면적을 축소했다. 이를 통해 산림 자원의 낭비를 막는 것은 물론, 선물세트 적재 시 불필요한 공간의 차지를 줄이면서 물류 운송의 비효율도 줄였다.
7일 롯데푸드 관계자는 “이번 추석 명절부터 선물세트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완전 퇴출하고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다”며, “기존 선물세트를 전면 개편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친환경을 위한 과감한 시도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전체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한 것도 눈에 띈다. 이번 친환경 전기차 도입은 식품업계 최초로 이뤄지는 것으로, 도입 차량은 쉐보레 볼트EV 모델이다.
도입 규모는 380여 대로 올해 상반기에 전국의 영업사원에게 지급된다. 업무용 전기차 충전을 위해 본사와 전국 11개 지점에 충전기 90대도 설치했다.
롯데푸드 영업사원들은 영업활동을 하면서 1인당 평균 연간 2만km이상의 운행을 한다. 전기차는 주행 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전기차 도입을 통해 연 2000톤이 넘는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전기차 도입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 외에도 영업사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식품업계에서는 업무용 차량으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경차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롯데푸드는 영업사원의 만족도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준중형 해치백 차량을 전체 영업사원에 지급한 것이다.
실제 영업사원들의 반응도 좋다. 롯데푸드 경인지점 유재준 사원은 “전기차는 소음이 적어 운행 피로도가 덜한 데다가,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이번 도입에 멈추지 않고 빙과 배송차량의 친환경 전기차 전환도 검토하고 있다. 냉동 설비 운영 등 빙과 관리 조건에 문제가 없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롯데푸드는 친환경 패키지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빙과, HMR 등 다양한 분야에 친환경 패키지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1981년 첫선을 보여,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은 ‘빠삐코’는 빙과 업계 최초로 녹색인증 패키지를 도입한다. 국가공인 녹색인증 제도는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의거해 유망한 녹색기술 또는 사업을 인증하고 지원하는 제도다.
빠삐코는 정부에서 확인한 녹색기술 적용 필름포장재를 사용해, 녹색인증 마크도 제품에 적용했다. 포장재에 친환경 잉크를 쓰면서, 환경 오염 물질인 유해 유기 용제의 사용을 연 39톤 가량 줄일 계획이다.
냉동 HMR 패키지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r-PET(아르-페트, Recycled-PET)를 사용한 필름을 적용한다. 2030년까지 재생 원료 사용 비율을 30%까지 확대한다는 환경부의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롯데중앙연구소, 롯데알미늄 및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협업을 통해 패키지 가장 바깥층인 표면 인쇄 필름에 r-PET를 80%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연간 10여톤에 달하는 신재(새로운 재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파스퇴르 우유 패키지를 라벨을 더 떼기 쉽게 리뉴얼했다. 기존 본드 접착 방식에서 라벨에 분리배출 절취선을 추가해 분리배출의 편의성을 강화한 것이다
이 밖에도 ▲파스퇴르 우유납품상자 재활용 수지 적용, ▲떠먹는 요거트에 종이컵 사용, ▲ABC주스 분리형 ECO 테트라탑 도입, ▲친환경 아이스팩 사용 등 다양한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하고 있다.
롯데푸드의 ESG 경영 노력은 식품업계를 선도하며,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