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목 상권 갑질' 논란 이후 카카오 주가 급락 영향
- 김범수,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기업 전화 추진...한국인 부자 5위 밖 밀려날 수 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제치고 다시 한국인 최고 부자에 올랐다.
김범수 의장은 최근 '골목 상권 갑질' 논란이 발목을 잡으면서 카카오 주가가 급락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3개월 여 만에 부자 1위 자리를 내준 것.
재계 관게자는 "김범수 의장은 개인 소유 투자회사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면서 "카카오의 최대 지분을 가진 케이큐브홀딩스의 전환 결과에 따라 김 의장의 재산이 40% 이상 줄어 부자 순위 5위권 밑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21일 세계적 통신사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500대 부자 순위(20일 기준) 중 한국인 부자는 이재용 부회장(세계 212위), 김범수 의장(세계 225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세계 238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세계 434위), 김정주 넥슨 창업자(세계 476위) 등 5명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부회장의 재산은 약 111억 달러(약 13조1000억원)으로 김범수 의장의 약 106억 달러(약 12조5000억원) 보다 약 5억 달러 많았다.
앞서 김범수 의장은 지난 6월 14일 순위에서, 재산 약 127억 달러로 이재용 부회장(당시 약 126억 달러)을 처음 제치고 한국인 최고 부자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 주가 급등으로 주식 가치가 부풀었기 때문이다. 김범수 의장은 자신이 100% 지분을 소유한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카카오 지분 23.89%를 갖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 주가 상승률은 109.24%에 이르렀고 김범수 의장의 재산은 한때 약 148억 달러(6월 23일)까지 증가했다. 당시 이재용 부회장(약 122억 달러)과의 격차는 26억 달러로 벌어졌다.
그러나 카카오와 김범수 의장에 대한 정부와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규제 추진에 카카오 주가는 급락했다. 카카오의 공격적 사업 확장에 따른 ‘시장 독점·갑질 논란’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7일 이후 17일까지 22.40%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15조3522억원 감소했다.
김범수 의장의 재산은 지난 14일 약 111억 달러로 줄어 이재용 부회장(약 112억 달러)에 다시 역전됐고 이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김범수 의장은 지난 14일 발표한 상생 방안에서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고, 케이큐브홀딩스에 재직 중인 자신의 부인과 아들, 딸 모두 퇴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케이큐브홀딩스 소유권이 김범수 의장 개인에서 벗어나게 되면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 10.59%(평가가치 5조6230억원)는 김 의장의 재산에서 제외된다. 김범수 의장의 재산은 자신이 소유한 카카오 지분 13.3%(약 7조654억원)만 남게 된다.
김범수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 제외에 따라 한국인 부자 순위 5위 밖으로 밀려나는 셈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재산 약 101억 달러·약 11조9000억원), 홍라희 여사(약 65억 달러·약 7조7000억원), 김정주 창업자(약 61억 달러·약 7조1000억원)보다 적기 때문.
한편 재벌닷컴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국내 상장사 주식 평가가치(17일 기준)는 14조7260억원이다. 블룸버그는 그의 현금성 자산과 상속세 부담 등을 반영해 현재 재산을 111억 달러(약 13조1000억원)로 추산했다.
블룸버그는 상장·비상장 주식과 현금 등 각종 자산을 더하고 부채 및 상속세 등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부자 순위를 집계한다.
홍라희 여사의 경우 상장사 주식은 10조8449억원 규모에 달하지만, 3조1000억원의 상속세 부담 등을 감안해 블룸버그 집계에서는 재산이 약 65억 달러로 평가됐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재산은 셀트리온 주가 하락에 따라 작년 말 약 151억 달러에서 현재 약 101억 달러로 올해 약 33% 줄었다.
김정주 창업자도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주가가 올해 42.11% 급락하면서 작년 말 약 103억 달러에서 현재 약 61억 달러로 약 41% 감소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