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테슬라, '천슬라' 달성...'규모의 경제'와 '내재화'로 수익률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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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테슬라, '천슬라' 달성...'규모의 경제'와 '내재화'로 수익률 극대화
  • 정은지 기자
  • 승인 2021.10.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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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올해 100만대 생산...규모 경제 효과 톡톡
- 美렌트카 업체 허츠, 테슬라 10만대 주문...보급형 모델3
- 인산철 배터리, 가격 경쟁력 있지만 에너지 밀도 높이는 데에는 한계 있어
일론머스크 테슬라 CEO

25일(현지시간)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주가는 하루만에 12.66% 오른 1024.86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테슬라는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에 이어 다섯 번째로 시총 1조 달러 클럽 멤버가 됐다.

테슬라가 완성차 업체로서 글로벌 리딩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은 지금까지 완성차가 이루지 못했던 성공을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완성차는 판매 수익률이 20%정도로 낮을 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경우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해야 할 정도로 보급률마저 낮다보니 글로벌 선두 기업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테슬라가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전기차 산업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허츠, 테슬라 모델3 10만대 주문..."전기차 위주로 렌트카 업계 선두할 것"

 

이날 테슬라의 주가를 밀어붙인 데에는 세계 최대 렌털카 업체 가운데 하나인 허츠의 역할이 컸다. 허츠가 테슬라 전기차 10만대를 주문했다는 소식이 업계에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허츠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3를 내년 말 까지 인도받기로 계약했다. 계약 규모는 42억 달러, 약 5조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이 퍼지자 940달러 선이었던 테슬라 주가는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990달러까지 뛰었다. 이후 오후 2시에는 1000달러 고지를 넘기며 시총 1조달러 돌파에 성공했다. 이후 1025달러를 기록하며 최고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

미크 필즈 허츠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EV)는 이제 주류이며, 이제 막 전 세계 수요와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새로운 허츠는 북미에서 가장 많은 EV 렌트카를 시작으로 모빌리티 회사로서 시장을 리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츠의 테슬라 전기차 구매는 또다른 가능성도 시사한다. 렌트카 업체들이 점차 전기차로 보유 모델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테슬라는 올해 10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 10%를 허츠가 샀는데, 허츠가 보유한 렌터카가 40만대 수준인 걸 고려하면 25%가 바뀐 것"이라며 "허츠 뿐만 아니라 많은 렌트카 업체들이 테슬라나 기타 전기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져 향후 전기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매출로 성공을 입증하자 완성차 업계는 비상에 걸렸다. 테슬라보다 긴 시간동안 내연기관차를 판매해온 독일의 다임러나 일본 도요타조차도 테슬라의 마진율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3분기 마진율은 30.5%인 반면 독일 다임러는 23.1%, 일본 도요타는 20.8% 수준이다.

이 위원은 녹색경제신문에 "매출 총이익률이 30%대로 나오는건 고급차들 뿐이다. 테슬라는 고급차의 판매전략을 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테슬라는 고가 정책을 펴 수익을 극대화 했지만 판매량이 안정화 됨에 따라 점점 판매가를 낮춰 보급형 양산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테슬라 전기차의 대당 제조원가는 약 3만4700달러로 전년 동기(3만9400달러) 대비 약 11.9% 감소했다. 

테슬라, '규모의 경제'와 '내재화'로 수익률 극대화

테슬라 공장 내 조립 공정 [사진=테슬라 유튜브 캡쳐]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마진율을 높일 수 있었던 요인중 하나로 '규모의 경제'를 꼽는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 제조 원가를 효과적으로 낮췄다고 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란 생산량을 늘려 제조원가를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테슬라가 처음부터 '규모의 경제' 성과를 보이진 못했다. 문제는 '대량 생산'이었다. 테슬라의 첫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가 말 그대로 '잭팟'이 터지면서 생산물량을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 흑자도산 위기까지 처했다. 지난해 말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17년경 테슬라를 애플에 팔려고 했던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결국 대량생산에 성공한 테슬라는 모델3 판매로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한 끝에 올 한해에만 90만대를 상회하는 전기차를 판매할 전망이다. 이에 반해 현대차는 2025년에야 비로소 100만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공장 내 조립 공정 [사진=테슬라 유튜브 캡쳐]

또다른 요인으로는 '내재화'가 꼽힌다. 테슬라는 반도체 칩에서 소프트웨어, 그리고 최근 발표한 배터리 개발까지 모든 것을 직접하려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업 구조가 원가를 낮추는 데 상당히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기가 캐스팅'이 거론된다. 테슬라는 무게가 1기가 파운드 (400톤)이상인 '기가 프레스'를 이용해 자동차 뒤쪽 하체를 알루미늄 합금 하나로 찍어낸다. 이 과정을 통해 수많은 용접 공정이 하나로 단순해지면서 생산 단가도 40%가까이 낮아질 수 있었다.

여기에 배터리까지 자체적으로 생산하겠다고 나서 업계에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중국이 주로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보급형 모델에 탑재하겠다고 발표하며 원가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테슬라가 LFP를 대량으로 사용하게 되면 보급형 전기차 업체들도 LFP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LFP는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안전하다는 평을 받는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LFP 배터리도 화재의 위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단가다"라며 "국내 K-배터리 업체들이 LFP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코발트 함량이 낮은'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가 개발되면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거의 모든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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