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기본으로 승부…직원만족 1위
-토스증권, '10일 휴가' 겨울방학제 도입
최근 ESG와 함께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이 떠오르며 보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증권사의 임직원 복지정책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 국내 증권사는 지난 10월부터 주3일 원격·주2일 대면근무를 하는 '하이브리드형 근무제도'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또 다른 증권사는 복지 구성측면에서 다른 곳과 큰 차이가 없으나 복리후생비를 늘리는 등 기본에 충실해 높은 직원 평가점수를 받았다. 올해 시장에 첫 출범한 핀테크 증권사는 연말 중 약 10일의 휴가를 다녀오는 '겨울방학' 제도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 한화투자증권, 업계 첫 하이브리드 근무제도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7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업무방식을 발 빠르게 변화하며 이에 대처한 증권사가 주목받는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10월부터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 초부터 파일럿 테스트 등의 실증과정을 거쳐 도입한 스마트워크는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자는 일념으로 기존 근무환경과 업무방식을 싹 갈아엎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주중 최대 3일 자택에서 근무하는 '하이브리드형 근무제도'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IT 업계에서 먼저 도입한 하이브리드 제도는 원격과 대면근무 방식의 장점을 모두 취한 지속 가능한 업무방식으로 평가된다.
사무실 공간도 새로운 근무방식에 따라 재편됐다. 고정좌석을 모두 자율좌석으로 바꾸고 화상회의 등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에 특화된 회의실과 라운지를 다수 배치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재택근무를 시작했는데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가장 중요한 업무효율성에도 문제가 없었다"며 "향후 코로나가 종식될까라는 퀘스천마크가 일 하는 방식을 혁신하자는 아이디어로 이어졌고 이내 지금과 같은 제도로 탈바꿈하게 됐다"고 말했다.
◇ NH투자증권, 기본으로 승부
그런가 하면 혁신보다는 기본에 충실하며 직원 만족도를 높인 증권사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증권업계 내에서 최고의 복지로 정평이 나 있다. PC오프제, 육아휴직 등 복지의 내용측면에서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으나 기본에 충실한 덕에 직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NH투자증권이 임금·보수 외 직원 복지를 위해 투입한 복리후생비는 전년 대비 6% 늘어난 536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다.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776만원이다.
그 결과 한 국내 온라인 기업리뷰 사이트에서 NH투자증권의 평점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원복지로 유명한 국내 IT기업 카카오, 네이버, 토스와 동급이다. 한 현직 영업직원은 "높은 연봉, 안정적인 워라밸, 실적으로부터 자유"라고 한 줄 평했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업계 최초로 핵심성과지표(KPI) 제도를 폐지하기도 했다. 금융권 내 KPI는 과도한 실적 압박과 이로 인한 불완전판매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된 바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복지제도로 의료비지원, 학자금지원, 생활안정자금 대출 및 5년 기준 안식년 휴가제도 등이 있다"며 "(KPI의 경우) KPI를 폐지하고 별도의 과정가치를 도입해 과정활동 등을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토스증권, 직장인도 떠나는 겨울방학
올해 젊음과 혁신을 내세우며 등장한 핀테크 증권사의 복지도 눈에 띄었다.
지난 3월 출범한 토스증권은 업계 최초로 겨울방학을 정식 도입했다. 해당 제도는 성탄절을 전후로 고객센터 등의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이 약 10일간 휴무를 갖는 제도다.
토스증권은 직원들의 워라밸 사수를 위해 금요일 조기 퇴근제도를 정식 도입해 주 4.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업무 종료 후 사내 메신저가 자동 휴식모드에 들어가고 주 40시간 초과 근무시간에 대한 연봉 외 별도 수당을 지급한다.
박토니 비바리퍼블리카 피플앤컬쳐팀 리더는 "인력 규모와 다양성이 증가하며 인사 제도의 변화는 계속 되겠지만 신뢰에 기반한 자율과 책임, 높은 퍼포먼스 지향의 문화라는 핵심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