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 등 가격 상승이 공산품 가격에 영향
- 한은, 내년 초 추가 기준금리 인상 고민 깊어져
1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13년여 만에 전년동월대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값 상승 영향으로 공산품 가격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2.99로 전월(112.43)대비 0.5% 상승했다. 지난해 11월부터 13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 4월부터 8개월째 역대 최고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전년 동월대비 기준으로는 9.6% 상승했다. 2008년 10월 10.8% 상승폭을 기록한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게 오른 수준이다. ‘생산자물가지수’란 국내생산자가 내수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나타낸 지수다.
한은에 따르면 물가 상승에는 원자재 등 가격이 오르면서 공산품 물가에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공산품 물가지수는 전월과 비교해 0.5% 상승했다. 석탄·석유제품이 3.8%로 가장 높게 올랐다. 그 뒤를 이어 제1차 금속제품이 0.9%, 화학제품이 0.7% 오름폭을 나타냈다.
나머지 품목들을 살펴보면 전력·가스·수도·폐기물이 전월대비 1.8%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은 ▲수산물 2.8% ▲농산물 1.6% ▲축산물 0.8% 순으로 오르며 전월대비 1.5% 상승했다. 이중 농산물 값 상승이 두드러졌다. 배추와 토마토는 전월대비 각각 53.5%, 46.7%의 상승폭을 나타냈고, 오이와 마늘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125.0%, 47.9%를 기록하며 크게 올랐다.
최진만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년동월대비 11월 생산자물가가 올랐다”며 “12월 들어서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생산자물가는 전달보다 떨어지는 추세다”고 전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한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압력 또한 우려될 전망이다. 또한 지난 20일 기회재정부의 ‘2022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를 웃도는 ‘2.2%’로 예상해 물가 상승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한은의 입장에선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회복 안정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 졌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통화정책은 국내 물가와 금융 상황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을 때 한발 움직인 것이 앞으로 통화정책에 영향을 준 것이다”며 “국내 상황에 맞게 상황을 더 지켜보고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끌고 갈 수 있는 여유를 되찾았다”고 전하며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유보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노설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