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옷 벗기기 게임이 15세 판정을 받으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의 허술한 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행성을 이유로 P2E 게임을 놓고서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펼쳐왔던 게임위였지만, 사행성보다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선정성 부문에서 허점을 드러내면서 게임위의 역할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한 '와이푸'가 선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5세 이용가'로 분류된 사실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누적 다운로드가 100만건을 넘어선 '와이푸'는 이미 다수의 미성년자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설치됐을 것으로 보인다.

'와이푸'는 게임위를 통하지 않고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게임위가 효율성을 고려해 등급을 부여할 권한 일부를 구글, 애플 등 민간인 자체 등급분류 사업자에게 맡긴 점을 악용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우회적으로 국내에 유통되는 게임의 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게임위가 효율성을 이유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 게임위가 엉뚱한 곳에만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어 관리의 허점이 생기는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게임위는 최근 글로벌 트렌드인 P2E 게임을 향해 지속적으로 제재를 펼치는 태도를 고집해왔다. P2E 게임은 게임 내 재화를 현금화할 수 있어 사행성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사행성을 기준으로 잡기엔 현재 유통되는 게임들의 확률형 아이템이 문제로 발생한다. 극악의 확률을 가진 아이템의 경우 이를 획득하기 위해 0.01% 이하의 확률을 뚫어내야 하는데, 이것을 제재하지 않으면서 P2E 게임을 유통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모순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게임위가 P2E 게임에 대해 규제 완화라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대선을 2개월 남짓 남겨둔 상태에서 20~30대 표심을 지켜내기 위해선 P2E 게임 허가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무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력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최근 유튜브에 출연해 P2E 게임에 대해 친향적인 태도를 보인 점 역시 게임위의 결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P2E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게임기업들이 수혜를 받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동안 게임기업들은 국내의 규제로 인해 P2E 게임을 개발하더라도 해외 시장에 먼저 진출시키는 등 국내 유통에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P2E 게임에 국내 유통허가가 내려진다면 진정한 글로벌 원빌드 P2E 게임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게임기업들의 매출 규모 역시 P2E 게임의 글로벌 이용자들이 편입된다면 크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면 1월 말에서 2월경 게임위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오는 3월에 치뤄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면서 "P2E 게임에 발이 풀리며 게임업계가 새 활력을 얻을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