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세계 경제와 정치환경,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고 많은 문제들이 저성장에서 나온다"
- 안철수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아 자유로운 창의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상황"
- 윤석열 "산업구조의 고도화, 산업전략의 재편 필요"...7일 특별 강연회
- 지난달 심상정 만나...다음 주 이재명 회동 예정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 차기 정부는 미래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태원 회장은 안철수 후보가 제시한 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공감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주요 대선 후보를 잇달아 만나 차기 정부를 향한 경제계의 의견을 담은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집'을 전달하고 국가 경제 발전과 관련한 건의 사항, 당부 메시지를 전하는 등 재계 맏형으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월 19일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시작으로 7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만난 바 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다음 주에 회동한다.
최 회장은 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진행한 안철수 후보와의 간담회에서 “세계 경제와 정치환경이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고 많은 문제들이 저성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제계 제언집을 전달했다.
이어 “기계나 교량을 말하는 인프라스트럭쳐가 아니고 비즈니스라는 인프라스트럭쳐가 좀 더 필요하다”며 “인프라의 고도화가 전제되어야 새로운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산업으로 전환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낡은 규제와 벽도 허물어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현재의 규제 틀만 고집하게 되면 새롭게 도약하거나 성장의 포텐셜(잠재력)을 만들기 어렵다”며 “민관 협력 프로세스가 있으면 좋겠다. 프라이빗 섹터와 협력하는 프로세스 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기업인 출신 답게 “자유·공정·사회안전망 등 3가지가 경제 발전의 키인데,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는커녕 역행했다"며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아 자유로운 창의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집권 시 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또 안철수 후보는 “예전부터 가졌던 생각이 경제는, 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든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원하는 기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변함없는 생각”이라며 “차기 정부부터 기업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창의력을 발휘해서 세계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정부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공감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화답한 후 “미래 성장을 위한 인프라, 낡은 규제 허물기, 민관 협력 등 상공인 19만 명이 갖는 생각과 얘기를 모았다”며 ‘20대 대선에 바란다: 미래를 위한 경제계 제언’ 책자를 안철수 후보에게 전달했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7일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특별강연회에 참석해 "집단 지성을 발휘해 국가발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만들어야 한다"며 "디지털 패권 같은 기술혁명의 물결,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 전환, 미중 패권전쟁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등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난제를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윤석열 후보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려면 산업구조의 고도화, 산업전략의 재편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데이터 인프라를 확충시켜야 하고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비약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지난 1월 19일 최태원 회장에게 "제가 그동안 반대해온 것은 독점과 담합, 갑질 경제이자, 민주주의 밖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헌법 규범의 토대 위라면 그 누구보다도 제가 기업을 위해 협력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1월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만나 "미래 인프라 투자를 해주신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이 이제는 팔로워가 아니라 퍼스트무버로 나설 수 있는 혁신적인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