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 암호화폐 취급되는 거래소 늘려야
현지 규제 등 거래소 리스크도 다수 존재
대다수의 우리나라 게임기업들이 주주총회를 맞아 '블록체인'을 신사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가운데,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협업이 블록체인 사업의 흥망을 쥐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돼 주목된다.
3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게임과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되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게임업계 주주총회에서 다수의 게임사들은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블록체인 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계획을 세웠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 29일 서울 구로구 지타워컨벤션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넷마블의 또 한번의 진화와 재도약을 위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관련 차세대 기술 확보와 연구 개발에 큰 공을 들여왔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다양한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주주총회를 개최한 컴투스 역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관련 신사업을 공식화했다. 컴투스는 ▲주식 또는 지분 취득, 소유 등을 통한 투자사업 ▲블록체인 기반 유선 온라인 ▲모바일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블록체인, 메타버스 기술 관련 기타 정보서비스 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한편 블록체인 기반의 P2E 게임이 흥행하는 데는 유저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의 규모라는 의견이 나온다. 유저들을 유입시키고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많은 게임사들은 자사 게임에 통용될 암호화폐의 가치를 올릴 방법을 궁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 게임성 자체를 높여 암호화폐의 수요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암호화폐가 취급되는 거래소의 수를 늘리는 일이 가장 관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엑시인피니티, 위믹스 등 1세대 게임업계 암호화폐의 경우 대형 거래소에 상장된 시기에 큰 폭의 시세 상승을 이뤄내며 거래소 상장의 파급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는 다수의 개인투자자도 게임에 적용된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감행하며 시세 상승을 이끌어낸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업계 암호화폐의 대형 거래소 상장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이미 대형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 상장절차가 까다로워진 데다가 심사기간 역시 길어 게임 출시와 상장일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거래소를 포섭하는 일은 게임기업들에게 선결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최근 거래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게임과 연계해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신작 게임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됐기 때문이다. 업비트의 경우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게임' 분야를 만들 정도로 신작 게임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세계 각국에 존재하는 거래소들은 현지 규제에 따라 폐쇄 등의 리스크가 존재해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암호화폐가 상장된 거래소가 폐쇄될 경우 시세 폭락을 겪을 수 있어 이와 같은 리스크로부터 안전한 거래소를 선택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이 흥행을 거두기 위해서는 유명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상장시키는 일이 필수적"이라면서도 "다만 게임의 인기나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 상황에 따라 게임 내 암호화폐도 시세에 영향을 받는 만큼 유저들에게 안정적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