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및 자산 격차 더욱 벌어져
제자리 임금에 부채무게 가중
자영업자 매출액 27% 줄어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양극화 현상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이 이달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2'에 따르면 가구소득 하위 20%와 상위 20% 간 소득격차는 5배, 자산격차는 8배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올해로 6번째 발간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2'는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 1만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생활 실태조사결과를 담고 있다.
코로나19, 소득 양극화 더욱 키워…저·고소득층 간 소득 5배 차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0~64세 경제활동가구의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493만원으로 집계, 2019년 대비 7만원 늘어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펜데믹이 발발한 2020년 가구 총소득은 8만원(1.6%) 하락한 바 있다.
다만 가구소득 구간별로 회복의 격차가 존재했다. 소득 하위 20%, 40%에 해당하는 1구간, 2구간 가구 총소득은 2019년 이후 2년 간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해 4년 래 최저치(각각 182만원, 305만원)를 기록했다.
중위층에 해당하는 3구간 총소득(447만원)은 전년 대비 0.9% 올랐으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453만원)은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상위 40%, 20%에 해당하는 4구간, 5구간 총소득은 2019년 대비 각각 3.0%, 5.1% 오르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은 데 이어 4년 중 최고치(각각 583만원, 948만원)를 기록했다.
그 결과 구간별 소득 양극화는 더욱 벌어졌다. 1구간과 5구간 사이 총소득 격차는 2019년 4.76배, 2020년 4.88배, 2021년 5.23배(767만원)로 매년 확대됐다.
저소득층, 고소득층과 자산 격차 8.5배까지 늘어나…빚의 무게도 달라
이러한 소득격차는 자연스레 자산격차로 이어졌다. 지난해 1구간과 5구간 사이 평균 보유 자산격차는 9억1256만원(8.44배)까지 확대됐다.
작년 한 해 동안 1구간의 평균 보유자산은 1913만원 증가한 1억2254만원을 기록했으나 5구간은 1억2586억원 늘어난 10억3510만원으로 집계되며 처음으로 10억원대에 진입했다.
전 구간별로 보유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는데 작년 1구간 보유 부동산 자산 가치는 8722만원으로 5구간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폭(1억779만원)보다도 적었다. 5구간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8억3130억원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 2020~2021년 동안 가계부채는 전 구간 평균 13.9%p 고르게 증가했지만 소득별로 감당해야 하는 빚의 무게는 달랐다.
1구간의 월평균 가구 총소득(188만원) 대비 평균 부채잔액(4852만원)은 26배로 2018년(14배) 대비 85% 늘어났다. 반면 5구간은 월평균 가구 총소득(952만원) 대비 평균 부채 잔액(1억4138만원)이 15배로 전 구간 중 가장 낮았다.
5구간은 부채 보유율(74.2%)이 전체 구간 중 가장 높았지만 소득이 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근로자 유형별 양극화 현상 뚜렷해…자영업자 매출 2019년 대비 27% 줄어
한편 코로나19로 근로자 유형별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정규직 임금근로자는 지난해 근로·사업소득이 2019년 대비 7만원(1.4%) 올랐으나 프리랜서, 비정규직 임금근로자, 자영업자는 각각 30만원(8.7%), 27만원(7.4%), 17만원(3.4%) 줄어들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렇게 근로소득이 감소한 근로자들은 지난해 공통적으로 소비·저축 등 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소득감소분을 보전했다. 또 유형별로 자영업자 16.1%는 대출, 비정규직과 프리랜서 각각 18.8%, 19.1%는 부업 등을 통해 소득감소에 대처했다.
특히 지난 2년 간 거리두기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의 피해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자영업자의 월평균 사업매출액은 2445만원으로 2019년 대비 947만원(27%), 2020년 대비 266만원(9.8%)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진행한 2021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에서 국내기업(외부감사대상 2만120개사)의 평균 매출액이 전년대비 15.4%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건설업 및 광업, 요식업, 의류 및 잡화점이 작년 대비 매출이 크게 줄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외국인근로자의 입국 차질로 인한 일손 부족, 해외 진출 무산, 영업시간 제한 및 야외활동 감소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