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ESG 1천억 투자 계획
‘나무’ ‘청년’ ‘투자자보호’ 키워드 집중
“신뢰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기업의 DNA는 성장이다. 생존과 증식, 성장을 향한 기업 DNA의 투쟁은 오늘의 문명과 과학, 기술, 높은 삶의 질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기업 DNA가 지나치게 치열해 더러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이어서 성장에 걸림돌이 되거나 인류를 위기에 빠트리는 자가당착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은 무한성장 DNA에 신뢰와 책임의 강화를 모색한다. 그것은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과 기업이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한국경제를 이끌어 가는 기업들이 어떻게 ‘ESG’를 준비하고, 무슨 고민을 하는지 시리즈로 심층 연재한다. <편집자 주(註)>
지난 해 순이익 2조2411억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달성한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가 ESG 경영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두나무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ESG 경영 키워드는 ‘나무’, ‘청년’, ‘투자자 보호’.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각각 대응하는 키워드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ESG 경영에서도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된 길을 걷는 모습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단발적인 기부활동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올 초 ESG 경영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정밀한 체계를 갖춰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두나무다운 ESG 경영에 대한 고민 끝 3가지 키워드를 선정하게 되었고 이를 중심으로 관련 활동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두나무, 덩치만큼 커진 ESG 투자 보폭… 2024년까지 1000억원 투자
두나무는 지난해 10월 2024년까지 ESG 경영을 위해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으로 밝혔다. 지난 1년 간 몸집을 빠르게 키운만큼 그에 걸맞는 수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목적이다. 두나무가 2012년 창립 이래 ESG 경영을 선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두나무는 투자시기와 규모에 더해 ESG 경영 키워드 3가지를 공개했다. 각각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응하는 ‘나무’ ‘청년’ ‘투자자 보호’로 이를 중심으로 ESG 경영을 집중적으로 진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차례로 두나무는 ‘나무심기 프로젝트’와 같은 산림 보전활동을 통해 환경적 가치를 이루고, 주로 청년세대를 대상으로 한 금융, 교육지원 프로그램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투자자 보호센터 운영을 강화해 투명한 디지털 자산시장 생태계를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두나무는 지난 4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을 주축으로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ESG 경영체계를 고도화에 나섰다. 블록체인핀테크 전문기업 중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한 곳은 두나무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두 그루의 나무’ 사명에서 찾은 친환경 가치…“푸른 숲 가꿔 탄소중립 이뤄”
두나무는 올 초 산림청과 업무협약을 맺고 나무를 키워드로 한 ESG 경영에 첫 발을 뗐다.
두나무는 지난 2월 두나무 본사 2층에서 산림청과 ‘탄소중립 활동과 ESG 경영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두나무 송치형 회장, 산림청 최병암 청장 등이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국내·외 산림사업 공동검토 및 민관협력 ▲산림효과 지표발굴 및 디지털 연계방안 검토 ▲탄소중립 주요 국제행사 개최협력 등의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MOU 체결 한 달 뒤 강원도, 경북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하자 두나무는 그간 준비했던 활동방향을 피해지원 쪽으로 전환했다. 지난 3월 두나무는 전국재해구호협회에 30억원을 기부했으며, 산림청과 함께 메타버스를 활용한 경북 산불지역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두나무는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2ndblock)에서 이용자들이 직접 산불 피해지역에 실제 나무를 1인당 2그루, 총 1만 그루를 심을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최했다. 현실과 가상세계를 접목한 이 프로젝트에는 총 5일 간 2만 여명이 방문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또 최근 두나무는 산림청과의 업무협약의 한 갈래로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 공식 후원사로 참석하기도 했다. 산림청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과 함께 이 행사를 공동 주최했다.
두나무는 나무를 테마로 한 향후 추진사업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산림 종자 이력 관리, VR/AR 기술을 접목한 교통 약자를 위한 힐링 프로젝트 ‘치유의 숲’, 청소년 대상 산림 교육 프로그램 ‘두나무 그린리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년’과 ‘투자자 보호’에 앞장…교육청·경찰청 등 민관협력 통해 활동영역 넓혀
‘청년’을 키워드로 두나무는 주로 디지털 금융교육과 금융지원 두 축을 중심으로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나무는 이달 3일부터 청소년 디지털금융 교육 프로그램 ‘두니버스(두나무+유니버스)’를 론칭했다. 올해 총 20개 학교, 48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블록체인, NFT(대체불가능토큰), 메타버스 등을 주제로 강의가 이뤄진다.
그런가 하면 두나무는 취약계층 청년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10일 ‘넥스트 스테퍼즈(Next Steppers)’ 희망기금을 조성했다. 총 58억원 규모의 기금은 다중채무, 불법대출 위험 등에 노출된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무상지원, 금융교육, 커리어 멘토링 등의 다층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두나무 관계자는 “다중부채 위기에 처한 청년층에게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최초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립에 성공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작은 힘을 보태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투자자 보호’를 키워드로 두나무는 투자자 보호센터를 설립하고 투명한 시장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두나무는 약 5개월의 설립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12월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를 공식 출범했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투자자보호, 디지털자산교육, 업비트케어 세가지 분야에서 입체적으로 투자자보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이 중 눈에 띄는 서비스는 업비트케어로 디지털 자산 피해자의 심리, 법률상담을 제공해 전방위적인 피해회복을 지원한다.
또 두나무는 경찰청과 함께 나날이 고도화되는 금융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민관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두나무는 서울경찰청과 ‘디지털 자산 관련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업무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협의회에서 두 기관은 향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디지털 범죄 관련 정보를 상호 교류해 범죄 대응 및 예방역량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최근에는 두나무는 경찰대학과 관련 컨퍼런스를 열고 공동대응체제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올 초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이제 막 ESG 경영의 첫 발을 뗐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두나무다운 ESG’에 대해 고민을 하고 이를 찾아나갈 것”이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