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대비 120조원↑, 연평균 투자규모 30% 이상 확대
-메모리·팹리스·파운드리 경쟁력 강화에 무게 싣고 바이오에 공격적 투자
-5년간 미래 인재 8만명 신규 채용 예정, 작년 3년간 4만명 채용 발표 대비 확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 등 미래 신사업에 5년간 45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선언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평택 공장 방문 직후 발표한 투자계획으로, 반도체를 한미 동맹 핵심으로 지목한 양국 대통령의 메시지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삼성전자가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로 지목되는 신성장 사업을 겨냥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라며, “특히, 팹리스와 파운드리 등 시스템반도체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한미 반도체 동맹 강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라고 해석했다.
24일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미래 먹거리·신성장 IT 사업을 중심으로 총 450조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5년간 삼성이 투자한 330조원 대비 120조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연평균 투자규모로는 30% 이상 확대됐다.
이중 국내에는 360조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 250조원 투자 규모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삼성은 우선 반도체 투자를 대폭 확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주문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메모리 첨단기술 초격차를 확대하는 한편, 팹리스와 파운드리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은 현재 미·중 업체의 거센 도전으로 세계 최고 메모리업체라는 상식에 균열이 생기고 팹리스와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경쟁사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어 전체적인 위기 상황임을 인정했다.
이에 메모리에서는 공정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와 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삼성은 지난해 10월 EUV 공정을 적용한 14nm D램 양산을 발표한 바 있으며, 업계 최초 멀티 레이어 공정을 사용함으로써 해당 제품 생산에 EUV 장비를 활용하는 레이어층을 5개로 확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필수 반도체 산업으로 지목되는 팹리스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도 전념한다. 인텔·엔비디아·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가 각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가운데, 삼성 역시 모바일SoC 및 이미지센서 등에 투자와 기술개발을 강화해 나가며 펩리스 시스템반도체 1위 도약을 목표로 다양한 신사업 발전을 견인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운드리에서는 3나노 이하 제품을 조기 양산하는 한편, 차세대 패키지 기술을 지속 확보해 선단공정 중심의 미래 시장을 개척해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바이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도 이어갈 방침이다. 삼성은 지난해 3년간 240조원 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 신화’로 구현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글로벌 바이오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나서기로 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및 동등생물의약품(시밀러)를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현재 건설 중인 CDMO 4공장에 이어 추후 5공장과 6공장 건설에도 나설 계획이며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에 기술을 지원하는 등 국내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신성장 IT에서의 핵심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지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다.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과학기술 5대 강국 도약’ 정책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기술에 있어서는 전세계 7개 AI 센터를 통해 선행 기술연구를 계속 진행하는 한편, 전문인력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차세대 통신인 6G의 리더십도 공고히 해, 핵심기술을 선점함으로써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신규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은 향후 5년간 8만명의 인재를 신규 채용할 예정이며 특히, 반도체와 바이오 등 핵심사업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발표한 3년간 4만명 규모의 채용 계획에서 더 확대한 수준이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