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그룹이 환경교육 주체로 변신하고 있다. 환경교육은 ESG 경영지표격인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UN SDGs) 중 하나(13.3)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5일 환경의날 세계자연기금(WWF)과 손잡고 자원순환 교육을 진행했다. KB금융그룹은 8일 국내 금융기관 대표로 환경부와 환경교육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 3월 세계자연기금(WWF)과 업무협약을 맺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자연순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전 세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UNFCCC “파리협정 이행 위해 환경교육 필수”…한국, 환경교육법 전면 개정

환경교육은 기술혁신 못지 않게 중요한 기후 의제다. 소비자이자 생산주체인 개인의 인식변화 없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은 환경교육을 주요 협약내용 중 하나(6조)로 채택했다. 이후 이 조항은 파리협약, 글래스고 협약 등에서 거듭 강조됐다. 한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가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환경교육을 이행과제로 포함한 이유다.

패트리샤 에스피노자 UNFCCC 사무총장은 작년 글래스고 회의에서 강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채택하며 “지구온도를 1.5도 이내로 유지해야 하는 파리협정 목표를 지키기 위해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기후변화 원인과 영향을 이해하고, 이 해결방법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배경에 우리나라도 올 1월부터 환경교육법(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 시행했다. 환경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존 환경교육진흥법을 뜯어 고쳤다. 법률에서 정의하는 환경교육은 ‘학교 환경교육’과 민간기업 등이 주체가 된 ‘사회 환경교육’ 두 축이다. 이번 개정안은 이에 대한 재정·행정적 지원을 강화했다.

KB·우리금융, 사회 환경교육 앞장 서…환경부와 업무협약 맺기도

이러한 배경에 환경교육 사업을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민간기업 수가 늘고 있다. 금융사 중에는 KB·우리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5일 환경의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자원순환 교육을 진행했다. 자연회복과 순환경제 중요성을 알리고 관련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지난 3월 협약을 맺은 세계자연기금(WWF)이 함께 했다.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은 지난 달 제15차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총회에서 ‘B4L 이니셔티브’를 출범하며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후위기 및 산림교육을 시행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당시 약속한 3가지 과제 중 산림복원과 레드플러스(REDD+) 사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으며 환경교육은 준비단계를 거쳐 내년부터 교재 개발 등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8일 환경부와 ‘지속가능한 미래 실현을 위한 환경교육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환경교육 관련 첫 민관협력 사례다. KB국민은행은 국내 금융기관을 대표해 사회 환경교육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맡았다.

KB국민은행이 운영하는 대표 교육프로그램은 ‘찾아가는 필(必)환경교육‘이다. 2006년부터 진행한 청소년 지원사업 ’KB 드림웨이브(Dream Wave) 2030’ 의 한 갈래로 태블릿 PC와 보드게임(EARTH17+)을 활용해 환경, 사회문제를 학습하는 프로그램이다. 작년 전국 40개, 올해 81개 학교가 참여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환경문제가 부각되며 금융기관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했고 이 과정에서 환경교육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환경교육과 관련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에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