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가 또 다시 숨지면서 택배노조는 과로사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 측은 위로와 함께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과로사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노조와 본사측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일각에서는 부속합의서 논의가 조속 처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 또 '과로사' 논란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가 또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CJ대한통운 부평지사 산삼중앙대리점 소속 택배노동자 전모씨(48세)는 지난 14일 새벽 출근 준비 중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지만 이틀 만인 16일 새벽 5시에 사망했다.

고인은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택배노조연맹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 70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21년 3월 CJ대한통운 소속 이모씨도 뇌출혈로 쓰러지는 등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조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가 완전히 시행된 올 1월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적 합의가 현장에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고, 이행되지 않으면 또 다른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인해 쓰러질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CJ대한통운이 보여준 분류작업 인력투입은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CJ대한통운 측은 입장문을 통해 위로와 함께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과로사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CJ대한통운 측은 입장문을 통해 위로와 함께 “회사는 산재 신청시 관련 절차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물론 유가족분들께도 가능한 부분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면서도 “고인은 지난 3월 건강검진에서 동맥경화, 혈압 및 당뇨 의심 판정을 받았으며 전문가 상담, 추가검진 등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진행중이었다”고 노조 측 주장에 반론했다.

이 관계자는 “고인의 하루 배송물량은 223개로 동일 대리점 택배기사 평균 268개보다 17% 적고, 주당 작업시간은 55시간 안팎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회사는 근거 없는 사실 왜곡과 무책임한 주장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이며 노조측의 과로사 의혹을 부정했다.

오는 30일 '부속합의서' 논의 마무리 될까 

이처럼 노조와 CJ대한통운 본사 측 입장이 엇갈리면서 일각에서는 ‘부속합의서’ 문제가 조속 처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한 택배업계 과로사 문제가 사회적쟁점인 가운데 본사 측도 문제해결을 약속한 만큼 부속합의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표준계약서 제9조 1항을 마련해 택배사는 ‘택배기사의 최대 작업시간이 일 12시간, 주 60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CJ대한통운 측은 표준계약서에 별도 규정을 보충하기 위한 ‘부속합의서’를 추가했다. 노조 측 대리점과 본사가 부속합의서를 악용해 사실상 60시간 이상 노동을 강제하고 있어 과로사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택배노조는 부속합의서 폐기 등 노동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고 64일만에 대리점연합과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합의문에 따르면 부속합의서 논의는 이달 30일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대리점은 원청과 계약하는 만큼 본사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다면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익명의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21일 <녹색경제신문>에 “알다시피 부속합의서 4조 1항이 당일배송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과도한 노동규제로 연결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여전히 노사합의 이행 문제로 대리점과 갈등이 첨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결국 본사 의지가 없다면 현장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