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이 핵심 경제 공약으로 '제4차 산업혁명'을 들고 나왔다. 제4차 산업혁명'은 최첨단 기술의 융복합으로 산업 전반에 걸친 혁명적 변화를 불러오고, 개개인의 삶의 방식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기업들은 첨단 IT 기술을 제조, 유통, 금융 등 전(全)산업 분야에 접목시켜 생산성 향상과 수익구조 개선, 더 나아가 산업구조 개선을 목표로 하는 연구개발(R&D)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뒤쳐지는 국가나 기업은 미래 성장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정책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제4사 산업혁명 관련 대선 후보의 정책을 둘러본다.
"(정부주도의 4차 산업혁명은) 낡은 사고방식에 의한 계획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그렇게 끌고 가다가는 오히려 민간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 신설 공약을 평가한 내용이다.
안 후보는 현재 지지율 1위인 문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유력 후보다.
서울대 의대 시절 V3 백신 개발, 안랩 창업 등 실제로 벤처를 설립하고 이끌어온 성공한 ICT CEO라는 점을 내세워, 4차 산업혁명 시대 지도자로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기술의 융복합, 벤처/스타트업 지원 등 부문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을 일찌감치 자신의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 후보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주요 공약은 2022년까지 4차 산업 인재 10만명 양성, 과학기술 인력 대폭 확충, 교육 개혁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4차 산업 전문 'R&D 센터' 신설, 공정 경쟁이 가능한 산업구조 등을 들었다.
정부주도의 산업발전에서 민간 주도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정부는 기업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주장이다.
◇ 5년내 4차산업 인재 10만명 양성 및 과학기술 인력 확충
안 후보는 2022년까치 총 10만명의 4차산업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를 통해 청년 실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3D프린팅 등 분야에서 전문인력 공급이 부족해 질 것이며, 청년 및 중장년층을 교육시켜 10만명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약 6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안 후보는 예측했다.
미취업 청년과 실직자를 대상으로 1년 정도의 교육프로그램을 연간 2만명씩 진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교육기관은 정부출연 연구소 혹은 참여 대학을 예로 들었다. 안 후보는 학생 1인당 월 50만원씩의 예산을 책정할 계획이다.
또 국가연구인력도 현재 1만8000명 수준에서 5만명 수준으로 확대해 조류독감(AI), 구제역, 미세먼지, 원자력 안전 등 공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4차 산업 관련 전문 인력을 대폭 늘려 일자리 창출과 민간 주도의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산 부족과 사라질 일자리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교육 개혁을 통한 4차 산업혁명 시대 대비
안 후보는 교육 개혁을 4차 산업시대를 맞아 준비해야 될 우선 과제라고 강조한다.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해 창의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교육 제도를 도입해야 하고, 이를 통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안 후보는 "교육 개혁하면 4차 산업혁명의 모델 국가가 될 것"이라며 교육제도 개편을 크게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 학제 개편을 교육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안 후보는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개편할 것을 주장했다.
만 3세에 2년 과정인 유치원에 입학하고, 현행 6(초)-3(중)-3(고)의 학제를 5(초)-5(중)-2(고, 직업탐색)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입만을 위해 학생들을 몰아세우는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직업 및 진로탐색 등 학생들의 다양한 개성과 창의성을 활용할 수 있는 교육으로 바꾸자는 의미다.
또 교육 개혁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와 인식의 변화도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을 가지 않아도 취업과 삶에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 전문 'R&D 센터' 신설과 공정 경쟁 사회
안 후보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일관적인 메시지 중 하나가 '민간주도'다.
그는 "과학기술 분야를 민간에서 주도해야 하며 여러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전면 혁신해야 한다"며 "기초 연구 분야에서는 중복과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처별 칸막이 없는 R&D 비용 통합 집행으로 부처 이기주의에 의한 중복투자나 투자공백을 막고 연구비를 전략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각 부처로 흩어져 있는 R&D 비용 지원으로 인한 비효율과 정체, 정부 주도의 개발 과제 등의 주도권을 민간으로 넘겨야 한다는 의미다.
국가 지원 R&D 비용은 19조원 가량이다. 이를 신설되는 한 부처로 통합해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주장이다.
또 안 후보는 공정경쟁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강조했다. 공정경쟁이 정착되면 누구나 희망을 갖고 도전하고,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취지다.
안 후보는 이를 "교육개혁, 과학개혁, 산업구조 개혁 등을 통한 총체적인 사회개혁"으로 표현했다.
제도가 공정하면 중소기업이 성장하고, 중소기업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이는 곧 공정한 분배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안 후보가 제시한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은 산업 부분 뿐만 아니라, 교육, 사회 개혁을 포함한 4차 산업국가로 진입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백성요 기자 sypaek@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