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F 방법론 이용…하나·NH농협도 하반기 공개
TCFD 보고서 발간 예정…“ESG경영 고도화”
우리금융그룹이 오는 7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서 금융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공개한다. 배출량은 지난해 8월 가입한 탄소회계금융협회(PCAF) 방법론에 따라 측정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7월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공개했지만 환경부에서 공개한 주요 기업·기관정보로만 산출해 한계가 컸다. 실제 신한금융, KB금융보다 2~4배 적은 규모의 배출량이 산출됐다.
이에 우리금융은 PCAF 방법론을 새로 적용해 산출한 탄소배출량을 다음 달 공개한다. PCAF는 금융회사가 보유한 자산의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 및 관리, 공시와 관련한 기준을 제공하는 이니셔티브다.
금융 포트폴리오 배출량은 기업대출, 채권, 프로젝트파이낸스(PF) 등 금융기관이 보유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뜻한다. 배출량 산정이 먼저 이뤄져야 감축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첫 단계로 평가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오윤진 선임연구원은 “금융기관의 자산 포트폴리오별 탄소 배출감축관리 및 탄소 중립선언은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기업과 자산, 사업 등의 탄소 배출 감축에 영향을 끼치면서 사회 전반으로 탄소 중립 참여를 확산시키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출량은 투·융자기업이 배출한 온실가스 중 금융사가 차지하는 기여율으로 산정한다. 만약 한 금융사가 연간 온실가스 1000톤을 배출하는 기업지분 50%에 투자했다면 금융 포트폴리오에는 배출량 500톤(1000톤*50/100)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우리금융은 익스포져 100억원 이상 차주(전체 측정대상 중 33%)에 대해 Scope3(스코프3) 기준 배출량을 우선 측정·공개할 예정이다. 스코프3는 기업외부에서 발생한 모든 탄소배출량을 포함한다. 관계자는 “향후 익스포져 규모를 줄여 측정대상 범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월 말 기준 5대 금융지주 중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공개한 곳은 KB금융, 신한금융 두 곳 뿐이다. 하나금융, NH농협지주는 올 하반기 내 배출량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써 5대 금융지주가 연내 포트폴리오 배출량을 모두 공개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7월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보고서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분량은 총 12페이지다. 마찬가지로 5대 금융지주 중 TCFD 보고서를 발행한 곳은 KB금융, 신한금융 두 곳이다.
TCFD는 국제적 기준으로 통용되는 기후 공시표준이다. 향후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에서 추진하는 글로벌 통합 ESG 공시표준도 TCFD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0년 연말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후 작년 7월 ESG 금융 100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이를 위해 ESG 투자대상을 가려내는 ‘W-텍소노미’라는 자체 분류체계도 완성했다.
최근엔 산림·생물다양성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월 국내기업 최초로 TNFD(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에 가입했다. 5월엔 산림청과 ESG 경영 업무협약 체결했고, 이달 10일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에서 체결된 ‘B4L(비즈니스포랜드) 이니셔티브’에 전 세계 기업 최초로 지지선언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내기업 최초로 TNFD에 가입하는 등 올해 생물다양성과 순환경제 분야에 초점을 두고 차별화된 기후변화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산림파괴는 생물다양성 뿐만 아니라 기후, 보건위기에 걸친 광범위한 문제로 산림청과 손잡고 이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