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에코바이오, 글로벌 친환경 인증제 3관왕 등극
BGF그룹, 코프라에 BGF에코바이오 편입 '수직계열화'
재계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제 ESG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ESG는 환경적 건전성(Environment)과 사회적 책임(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발전을 추구하는 경영 전략이다. ESG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에 <녹색경제신문>은 ESG를 이끄는 사람들, 조직 등을 연중 기획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주(註)>>
최근 BGF그룹이 최대주주인 코프라가 그룹 내 소규모 조직인 BGF에코바이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BGF그룹은 플라스틱 소재 부문 사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BGF에코바이오를 수직계열화했다. 이에 아직 업계 인지도가 낮은 BGF에코바이오와 회사를 이끌고 있는 홍정혁 대표이사에 이목이 집중된다.
PLA 제조 부문 강자, BGF에코바이오
BGF에코바이오는 BGF그룹 내 소규모 조직으로 친환경 생분해 플라스틱 제조업체다.
BGF에코바이오는 최근 BGF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한 홍정혁 대표가 이끌고 있다. 홍 대표는 2018년 6월부터 BGF 신사업개발실장으로 입사해 1년간 ESG를 반영한 신사업 아이템을 연구했다. 그는 특히 친환경 포장 소재에 관심을 갖고 헬로네이처의 '더그린박스', '더그린팩' 등 사업에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친환경 포장 소재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외주가 아닌 생산설비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BGF그룹도 오랜기간 대체 플라스틱 수요 확대를 전망하고 생분해 플라스틱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에 지난 2019년 홍 대표를 필두로 BGF그룹은 생분해 플라스틱 관련 특허 7종을 받은 KBF를 인수하고 사명을 'BGF에코바이오'로 변경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BGF에코바이오는 생분해 플라스틱 중에서도 바이오 플라스틱 폴리락트산(PLA)에 집중해왔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PLA를 비롯해 PBAT, PHA 등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PLA가 상용화에 유리하고 연구개발이 가장 활발하기 때문이다. PLA는 일반 석유계 플라스틱이 분해까지 500년 이상 소요되는 데 반해 매장만으로 1년 내에 자연 분해된다.
마침 2020년부터 환경부가 석유계 플라스틱 생산 사용 감축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업계 전반에 대체 포장재 수요가 폭발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BGF에코바이오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이에 사내 연구원들은 PLA기술을 활용한 대체 플라스틱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실제로 2020년 12월에는 항바이러스 기능을 가진 PLA발포 시트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기존 PLA 소재 포장재에 항균 기능을 적용한 기술이다.
BGF에코바이오는 BGF그룹 계열사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편의점 CU에서 사용하는 포장재를 그룹차원으로 생산하면서 제조업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게 된 것.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 플라스틱 수요가 늘자 주요 식품제조업체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실제로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등에 PLA 소재 포장재를 납품하면서 영향력을 넓히기도 했다.
BGF에코바이오,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할까?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BGF에코바이오는 최근 정부가 환경 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하면서 위기를 맞는다. 그간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에 집중한 환경부가 ‘순환자원 재활용’에 방점을 찍은 것. 정부는 앞으로 플라스틱 분해효율을 높이는 방식 보다 생산량 자체를 감축시킨다는 방침이다.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를 집중 개발한 BGF에코바이오의 입장이 난처해진 것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생분해 플라스틱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360i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은 2020년 51억 달러에서 2025년 89억 달러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향후 BGF그룹의 소재부문 사업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 더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미 BGF에코바이오는 BPI, CMA, OK Compost Industrial 등 글로벌 친환경 인증제를 획득하면서 해외사업 입지를 구축했다고 평가된다.
또 올해 완공 예정인 BGF에코바이오 청라공장이 가동되면 PLA 생산능력이 대폭 향상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할 수 있게 된다. 청라공장은 1만5623㎡ 규모로 제조업과 연구개발(R&D)을 동시에 운영할 예정이다.
BGF에코바이오 관계자는 7일 <녹색경제신문>에 "청라공장은 건립은 현재 어느정도 완공된 상태"이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구 BGF에코바이오 중앙기술연구원장은 “이번 환경 인증 획득은 우리나라의 화이트바이오 제품이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았다는데 그 의미가 깊다”며 “유통, 제조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화이트바이오 제품이 활용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 및 환경오염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BGF그룹은 지난 4일 BGF에코바이오를 코프라(KOPLA) 자회사로 편입해 소재부문 수직계열화에 나섰다. BGF그룹은 코프라의 최대주주이며 홍정혁 BGF그룹 부사장이 코프라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BGF→ 코프라→BGF에코바이오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업계는 향후 두 회사의 합병방안까지 검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BGF에코바이오의 편입이 홍 대표의 승계 기반 다지기란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BGF그룹 소재 부문의 시너지효과가 크게 향상될 것이란 청사진도 부정하긴 어렵다. BGF에코바이오와 자동차용 고기능 플라스틱 개발능력이 장점인 코프라의 협력 관계가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홍 대표가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