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금산분리 완화에…빅테크·은행 규제격차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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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정부, 금산분리 완화에…빅테크·은행 규제격차 줄까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7.12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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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선임…“금산분리 완화 필요”
은행권, 비금융업 진출 확대되나…“공정한 경쟁”
동일규제 기조에 빅테크 경쟁력 희석 우려도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출처=금융위원회]

“드론을 띄우는데 우리도 띄우고 싶다면 해야한다”

11일 선임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금산분리 완화 의지를 거듭 밝히며 빅테크와 은행간 규제격차가 좁혀질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기업이 금융업 진출 속도를 늘리는 반면 은행은 금산법에 따라 비금융업 진입이 가로막혀있다. 

그나마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숨구멍이 주어졌으나 이마저도 유예기간 등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김 위원장은 비금융업 진입장벽을 낮춰 “빅테크와 금융사 간 선의의 경쟁”을 촉발한다는 방향이다. 이에 따른 조치로 은행 출자규제 완화, 마이데이터법 개정 등이 거론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금산분리 완화 검토한다”…은행, 비금융권 진입장벽 낮아지나


지난 1월 신한은행이 론칭한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 [출처=신한은행]

지난 11일 선임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또 다시 금산분리를 꺼냈다. 이날 취임 후 열린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기술환경과 산업구조가 너무 많이 변화했기 때문에 종전과 같은 금산분리를 고수하는 게 맞는지 봐야 한다"라며 “금산분리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폐지는 아니다”라며 완전한 분리와 선을 그었다. 금융·비금융시장에 모두 진출한 빅테크와 달리 금산법 규제로 산업진출이 제한된 기존 금융권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금융과 빅테크 간 선의의 경쟁이 일어나면 그 과정에서 혁신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나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예전의 금산분리 이슈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와 관련된 지배구조 이슈였다면 금번 언급의 핵심은 금융사들의 (비금융업을 영위하는) 신사업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이 현재 진출한 배달앱(신한은행), 알뜰폰사업(국민은행) 등은 금융당국이 혁신금융(규제 샌드박스)으로 지정해 운영되고 있다. 다만 별도 유예기간이 있고, 재인가를 받지 못하면 사업을 접어야 하는 등 한계가 뚜렷하다. 

오랜 금산법 시행으로 기존 금융사가 이종업계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크다. 지난 6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금융위원장에게 KB금융 알뜰폰사업 재인가 취소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자금력을 앞세운 불공정한 통신시장 혼탁 행위”라는 비판이 골자다.


금산분리 완화, 구체적인 조치는…출자규제, 마이데이터법 개정 등 거론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출처=은행연합회]

금융위원장의 금산분리 완화 발언에 ‘출자규제’ 개선 가능성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은행법 등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사는 비금융회사의 지분 15%, 카드사는 20%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15~20% 내에서 지분보유가 가능한 업종마저도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기존 금융권이 김 위원장의 발언따라 ‘드론을 날리고 싶어도‘ 단지 제휴에 그칠 수 밖에 없다. 반면 출자제한이 없는 카카오, 토스 등 ICT기업은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34%까지 소유할 수 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지난 1월 간담회에서 새 정부에 규제완화를 건의할 예정이라며 “은행의 핀테크나 생활 서비스 투자가 가능토록 비금융 회사에 대한 15% 출자 제한도 완화해 은행이 본격적으로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경쟁에서 빅테크와 금융사간 ‘기울어진 운동장’도 개선될지 관건이다. 현재 금융회사는 송금·수취인 이름, 이체메모 등 적요정보를 포함한 상세 금융정보를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제공한다. 마이데이터 등록을 한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는 이 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빅테크는 전자상거래 정보를 도서, 의류 등 대분류  정보로만 금융사에 제공한다. ‘사생활 보호’가 주된 이유다. 이러한 정보제공 불균형에 김 회장은 “마이데이터 제도를 개선해야 공정한 경쟁 기반 하에서 은행권도 데이터 경쟁력 강화가 가능하다”라고 꼬집었다.

이 가운데 빅테크기업이 기존 금융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선상에 서면 경쟁력이 희석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핀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사의 규제가 점차 동일한 수준으로 수렴되는 것에 대한 경쟁력 악화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규제산업이지만 그간 빅테크와 은행 사이에 규제격차가 뚜렷했고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말이 나온 이유”라며 “다만 (금산분리와 관련해) 아직 금융당국의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득과 실을 따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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