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어려움 가중 시 사망보험금 노린 범죄 증가 우려
- 금감원, 사전 예방 및 유사사례 재발 방지 주요
# 주부인 A씨는 남편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자 음료수에 맹독성 농약을 넣어 남편을 살해한 후 4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이후 A씨는 사치성 소비로 보험금을 탕진하게 되자, 재혼 후 남편을 피보험자로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음식에 맹독성 농약을 넣어 살해 후 5억3000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으며 또한 동일 수범으로 시어머니도 살해하고 딸은 중태에 빠트렸다.
이같이 최근 10년간 고액 사망보험금 관련 사건의 보험사기자(가해자)는 배우자, 부모 등 가족인 경우가 61.8%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2012년에서 2021년까지 보험사기로 판결이 확정된 31건의 1억원 이상 고액 사망보험금 관련 사건의 주요 특징을 분석한 결과다. 이밖에 가해자가 내연관계·지인·채권관계인 경우가 각각 8.8%로 집계됐다.
30일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및 금리·물가 인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됨에 따라 사망보험금을 노린 범죄 증가가 우려된다"며 "보험금을 노린 가족간 범죄는 사회적 파급이 크고 보험산업의 신뢰도를 저해하므로 이에 대한 예방 및 유사사례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최근 경찰청의 보험사기 특별단속 등 수사강화 기조에 발맞춰 '보험사기 특별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하는 등 금융당국과 공동대응에 나선 상황"이라며 "보험사기 기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조직화되고 있어 보험사들은 이상징후 사전 발견을 위한 AI기반 보험사기 예측시스템 고도화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에 따르면 가해자의 직업 특성은 무직·일용직(26.5%), 주부(23.5%), 자영업·서비스업(각각 5.9%) 등의 순이었으며 가해자 연령은 60대이상이 35.5%, 50대 29.0%, 40대 19.4% 30대 12.9%, 20대 3.2% 등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했다. 수법은 흉기·약물 살해가 38.7%로 가장 많았으며 추락사 등 일반 재해사고 위장이 22.6%, 차량출동 등 교통사고 위장이 19.4%로 나타났다.
피해자는 50대이상 평범한 계층의 남성으로 자택·도로 등 일상생활 영역에서 살해되는 경우가 많았다. 사망사고 피해자 성비는 남성이 64.5%로 여성 보다 높았으며 회사원·주부가 22.6%, 서비스업 16.1%, 자영업 9.7%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계층이 다수였다.
피해자는 평균 3.4건의 보험계약에 가입했으며 5건이상 가입한 경우도 22.6%에 달했다. 가장 많이 가입한 보험계약수는 20건이었다. 평균 사망보험금은 7억8000만원이 지급됐으며 10억원 이상인 경우도 22.6%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이 납입한 월평균 보험료는 62만2000원이었으며 100만원 이상은 20% 수준이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보험범죄 정부합동대책반' 등을 통해 관계기관과 공조해 고액 사망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기에 대한 조사 및 적발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보험사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경각심 제고를 위해 유관기관과 협업해 다양한 예방, 교육 및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보험회사 역시 고액 사망보험 계약 인수시 계약자의 자산·소득 등에 대한 재정심사를 통해 가입한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등 인수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보험소비자들도 보험사기 의심사례를 알게 된 경우 금융감독원 또는 보험사 보험사기신고센터에 적극 제보할 것을 당부했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