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과 중앙노동위원회 간 법적 공방이 1년을 넘기며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재판부가 사실관계를 명확히 심리하기 위해 네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노위 측은 30일 <녹색경제신문>에 “재판부가 제출 자료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면서 “다시 한번 변론기일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간 소송이 예상 외로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법적 공방에 유통·물류업계 시선이 집중된다.

CJ대한통운은 CJ대한통운은 지난해 7월 서울행정법원에 단체교섭 요구거부는 부당노동행위라는 중노위 판정에 불복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12부(재판장 정용성 부장판사)은 이달까지 세 번째 소송 변론기일을 진행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10월에 네번째 변론기일을 열고 양측 제출자료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중노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아직 재판이 진행중인 관계로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면서도 “오는 10월 20일에 다시 한번 변론기일이 진행될 예정이며 재판부가 제출 자료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차 변론에서는 2차 변론에 이어 원청의 ‘사용자성’을 쟁점으로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계약관계 없는 원청의 교섭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일관하는 반면, 중노위는 원청 CJ대한통운의 노무관리 개입을 근거로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반박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30일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CJ대한통운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취소 소송은 유통·물류산업의 원하청관계를 넘어 노조법상 사용자성 논쟁에 중요한 판례를 남길 것”이라며 “원하청관계의 사용자성 문제가 산업계 전반의 주요 현안인 만큼 이번 판례가 노조운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중노위는 서브터미널 운영방식과 택배근로환경을 현장 조사한 결과 원청 CJ대한통운이 택배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규정한다고 결론지었다. 원청이 하청근로자의 노무제공 조건과 근로환경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만큼 교섭의무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CJ대한통운 측은 대리점과 계약한 택배기사와 단체기사와 단체교섭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원청이 대리점(하청)의 노사관계에 개입하면 하청의 주체성과 독자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현행법상 원청과 하청를 동시에 ‘사용자’로 인정하는 근거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양측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네 번째 변론기일에서는 양측 자료의 사실관계가 명료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노위가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주장하며 제출한 근거자료를 재판부가 어떻게 심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